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기합이 들어간 장쉬

제1보(1~14)


지금까지 3전3승을 기록했던 장쉬가 보기좋게 불계패를 당하자 일본기원측은 창황망조하였고 중국기원측은 환호작약하였다. “위빈이 또 대박을 터뜨릴 것 같습니다.” 중국기원의 총감독인 마샤오춘은 위빈이 5년 전에도 LG배에서 우승했던 사실을 강조하고 있었다. 다시 이틀 뒤에 흑백을 바꾸어서 제2국이 열렸다. 백2로 대뜸 걸쳐가는 장쉬. “기합이 단단히 들어가 있군요.” 여류기사 이지현 3단이 한국기원 기사실에서 이 수를 보고 하는 말이었다. 흑9로 벌리고 다시 12로 전개한 수는 제1국에서도 선보였던 취향. 흑13은 귀의 실리를 확보하며 천천히 두겠다는 작전이다. 참고도1의 흑1로 협공할 수도 있지만 백이 상변을 크게 경영하는 것이 다소 꺼림칙한 것이다. 백14는 장쉬가 10분의 숙고 끝에 둔 수. 여기가 포석의 분수령이다. 백14로 참고도2의 백1에 벌리는 것은 안정감은 있지만 흑이 2로 다가올 때 백3으로 다시 한번 보강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흑이 4로 벌리는 수가 우상귀 방면의 백세 확장을 견제하게 되는 것도 백으로서는 마음에 걸린다. “장쉬는 우하귀를 굳힐 작정이군요.” 이지현 3단 옆에 앉아 이 바둑을 검토하던 윤준상 3단이 하는 말이었다. 흑가, 백나가 예상된다는 얘기였다. 이 바둑이 두어질 때 3단이었던 윤준상은 2년 후에 국수 타이틀을 따내고 6단이 되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