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부터 요구불예금에 대한 이자제한을 폐지하는 4단계 예금금리가 자유화조치가 시행됨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거액예금에 대해 하루만 맡겨도 최고 연3%대의 이자를 주는 예금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투신 머니마켓펀드(MMF)와 종금사의 어음관리계좌(CMA) 등에 예치돼 있던 46조원대의 초단기 자금이 은행권으로 대이동하는 등 자금의 은행쏠림현상과 불균형도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은행들은 2일부터 시행되는 4단계 예금금리 자유화조치에 따라 7일 미만의 초단기 예금에 대해서도 최고 연 3%대의 이자를 주는 예금상품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예치기간이 7일 미만인 예금에 대해서는 이자를 지급하지 않았고, 7일 이상이어도 수시로 입출금하는 보통예금은 이율이 연 1%로 제한됐으나 이달부터는 금리규제가 완전히 풀려 초단기예금에 대해서도 금융회사 자율로 금리를 결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우선 국민은행의 경우 거액의 법인예금에 대해서는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거액예금을 연 3%대 초반으로 예치하는 것이 하루짜리 콜자금을 연 3.7%대의 금리로 빌리는 것보다 이득”이라며 “거액예금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심사해 금리를 더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일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100억원대 이상의 거액예금에 대해서는 개별협상을 통해 금리를 1~2%포인트 더 얹어 투신권의 MMF 등 2금융권 상품과 경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ㆍ연기금 등 주요 법인들의 초단기 자금예치수단으로 이용되던 투신사의 MMF와 종금사의 CMA에 몰려있던 자금들이 은행권으로 대거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MMF에는 약 44조원, CMA에는 2조원의 자금이 몰려 있는데, 이 가운데 30~50%가 수시로 인출되는 법인의 여유자금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 SK글로벌 사태로 MMF 환매가 일시 중단된 후 시장의 불신이 커지면서 자금이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MMF와 CMA의 1~7일 초단기 예치 수익률은 연 3%대로 은행이 거액 보통예금에 3%대 이자를 적용할 경우 비슷한 수준이 된다.
금융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도 금리가 자유화된 후 MMF에서 자금이 대거 은행으로 유입됐다”며 “자금시장의 쏠림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