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23일 오후10시 신년 특별 연설을 한다. 개헌 문제 등 끊임없이 화두를 던져온 터라 새로운 정치적 어젠다를 또다시 던질지에 관심이 쏠리지만 청와대는 일단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오는 25일 신년 기자회견이 준비돼 있기 때문에 이번 연설은 지난 4년 동안의 국정 평가와 마지막 1년의 국정 운영 방향을 제시하는 평이한 자리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부동산ㆍ언론 등 해명 나올 듯=노 대통령은 이번 신년 연설을 기립 자세로 한다. 사전 원고가 있지만 프롬프터를 보고 읽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즉석 연설에 가깝다. 특유의 거침없는 발언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윤승용 홍보수석은 “우리는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것이 있다고 보는데 국민에게 평가받지 못한 점은 해명하고 이해를 구할 것이며 앞으로 더 잘하겠다고 결의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명’의 범주에 부동산 문제가 중심을 이루냐는 질문에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으니 부동산도 해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을 펼쳐온 과정에서 발생한 시행착오를 인정하되 “부동산 값은 잡힐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차질 없는 공급 대책과 원가 공개 문제 등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설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언론에 대한 소회도 거듭 꺼낼 전망이다. 언론사 편집ㆍ보도국장과의 간담회에서 ‘죽치고 않아 담합한다’는 표현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 것과 비슷한 수준에서 언급하되, 본류는 ‘마지막 특권계층=언론’이라는 신조를 강조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한미 FTA 등 타결의지 강조할 듯=윤 수석은 “새 정책은 할 것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지난해 신년 연설에서 화두로 던졌던 증세(增稅) 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와 같은 큰 주제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문건 유출로 문제가 되고 있는 FTA 협상안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FTA는 타결짓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연내 달성이 확실시되는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수출 3,000억달러 등 경제 부문의 치적을 강조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국가경쟁력 강화 방안’ 등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