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시즌을 맞아 대형주들의 시가총액 순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실적 전망이나 원·달러 환율 움직임에 따라 주가가 엇갈린 움직임을 보이자 불과 하루만에 순위가 뒤바뀌기도 한다. 기업의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면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와 한전, 시총 3위 놓고 시소게임=17일 코스콤에 따르면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지난주 말 현재 23조7,890억원으로 한전을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다시 3위를 탈환했다. 현대차는 지난 11일 이후 한전에 밀려 4위를 유지했다. 현재 양 사의 시총 차이는 5,000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현대차와 한전의 시총(23조원대)과 비교하면 2%에 불과하다. 따라서 앞으로 실적 발표 등을 거치면서 주가 등락이 엇갈리면 언제라도 자리가 뒤바뀔 수 있다. 최근 양사의 주가 흐름뿐 아니라 수급도 상당히 엇갈린 움직임을 보였다. 기관은 올들어 한전을 적극적으로 순매수한 반면 현대차는 대규모로 순매도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말부터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수익성 저하 우려로 약세를 지속했다. 반면 한전은 같은 기간동안 UAE 원전 수주 대박과 환율 하락수혜, 큰 폭의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5개월만에 현대차를 제치고 시총 3위 종목으로 등극했다. 한전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 보다 6배 이상 늘 전망이다. 김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한전의 경우 올해 강한 영업이익 개선과 함께 원전수출에 따른 성장주로서의 변화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대차는 상대적인 낙폭 과대 메리트를 갖추고 있고, 조만간 실적 발표를 전후로 새로운 반등 분위기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중공업·KT 등도 약진=현대차와 한전뿐 아니라 유가증권시장 시총 상위 20위 종목들의 순위도 많이 바뀌었다. 지난해 말에 비해 현재 시가총액 상위 20위 종목 가운데 16개의 순위가 바뀌었다. 순위가 올라간 종목 중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약진이 두드러졌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조선주의 강세를 이끌며 13위에서 7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반도체 업황의 호조에 힘입어 하이닉스도 12위에서 9위로 올라섰고, 아이폰 수혜주로 꼽히는 KT도 17위에서 15위로 도약했다. 반면 현대모비스와 LG디스플레이 등은 올 들어 순위경쟁에서 뒤쳐졌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말 시총 8위를 달렸지만 11위로 주저앉았고, LG디스플레이도 10위에서 13위로 밀려났다. LG전자·LG화학·LG 등 다른 LG그룹주를 비롯해 SK텔레콤도 순위도 내려갔고, 유통 대형주인 롯데쇼핑은 23위로 떨어졌다. ◇실적발표로 자리 바뀜 현상 더 심화될 듯=증시 전문가들은 지난 4·4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이제 막을 올렸기 때문에 앞으로 업종별 실적 전망에 따라 시총 자리바뀜이 더 잦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석원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IT·자동차 등 소비재주의 경우 지난 해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상승여력이 줄어든 반면 기계·조선·해운·건설 등의 주가는 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된다"며 "당분간 지난해 실적 결과와 올해 전망치에 따라 시가총액 순위 바뀜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