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을 인수한 미국 투자회사 칼라일그룹의 한 한국인 직원이 전자메일 때문에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22일 외신에 따르면 칼라일그룹 한국사무소의 직원 C씨는 이달 15일 11명의 미국 친구들에게 '왕처럼 살고 있소(Living like a king)'라는 제목으로 한국에서 호사스럽게 살고 있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낸 것이 말썽 나 15일 사표를 냈다는 것이다.
C씨는 이 메일에서 서울의 대형 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여러 은행의 임직원들로부터 향응을 받고 있다고 자랑한 뒤 자신의 화려한 여성 편력을 떠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메일에서 "거의 매일 밤 한국의 젊은 여성들로부터 밤을 같이 보내자는 제의를 받고 있다"며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아파트의 침실은 '영계의 할렘'을 위해 사용된다"고 말했다.
문제의 메일은 맨 처음 그의 전 직장인 메릴린치 증권사 등을 통해 월스트리트 금융가에 퍼진 뒤 세계 전역의 투자은행, 증권사와 벤처캐피털회사에까지 확산됐으며 급기야는 칼라일 그룹 워싱턴 본사에까지 알려졌다는 것.
C씨는 1999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미국 메릴린치 증권사에서 일하다 칼라일 그룹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입사 며칠 뒤 한국사무소에 파견됐다.
칼라일 그룹에는 조지 부시 전대통령을 포함, 워싱턴의 유명 인사들이 고문이나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으며 박태준(朴泰俊) 전 국무총리의 사위인 김병주(金秉奏)씨가 한국지사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