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신기한 구경거리였던 ‘땅굴 열차’ 서울지하철이 오는 15일로 개통 30돌을 맞는다.
지난 74년 8월 15일 첫 개통한 1호선의 영업 거리는 서울역과 청량리역 사이 7.8㎞. 하지만 30년이 지난 현재 서울지하철은 서울지하철공사 1~4호선, 도시철도공사 5~8호선 등 8개 노선 286.9㎞를 운행하며 연간 22억명을 실어 나르고 있다.
영업거리로는 런던, 뉴욕, 도쿄 지하철에 이어 세계4위, 수송인원 수로는 상파울루, 도쿄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다. 서울시내 교통수단 중 수송분담률도 34.6%로 단연 1위다.
개통당시 9곳에 불과했던 역사 수는 263곳으로 늘어났고, 전동차량 수는 60량에서 3,508량으로 크게 증가했다. 일평균 수송 인원 수는 23만명에서 730만명으로 32배나 늘었다.
하지만 화려한 외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서울지하철은 나날이 쌓여가는 부채 때문에 심각한 속앓이를 하고 있다. 개통당시 553만원이었던 일평균 운수수입이 현재 2억7,800만원으로 500배 이상 늘었다고는 하나, 양 지하철공사의 누적 결손금은 지난 해말 8조원을 넘어섰다.
기본 운임이 30년새 30원에서 800원으로 인상됐지만, 요금이 수송원가에 못미쳐 손님 1명을 실어나를 때마다 오히려 363원(2003년 기준)의 적자를 내고 있다.
전동차 노후화로 인한 잦은 고장, 인명사고, 노조 파업 등 또한 서울지하철의 이미지를 연신 깎아내리고 있다.
서울지하철공사의 한 관계자는 “대중교통수단이라는 공공성 때문에 요금인상이 쉽지 않아 대신 광고ㆍ점포임대ㆍ역세권 개발 등 사업다각화를 통해 부채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