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최소리, "사물의 소리를 캔버스에 옮겼죠"

[인터뷰/첫 개인전 여는 타악연주자]


'얼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에는 그들 만의 영혼이 있지요. 내 그림은 소리로 표현했던 사물의 영혼을 캔버스에 옮겨놓은 것입니다." 타악연주자로 알려진 최소리(본명 최경섭)가 10여년간 작업해 온 작품을 상업갤러리에서 처음 공개한다. '최소리'하면 떠오르는 모습은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면서 북을 두드리는 모습이지만 전시장에 들어서면 얼굴을 간결한 붓터치로 표현한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옆에는 북소리의 울림을 일필휘지로 표현한 듯한 수묵화가 걸려있다. 그는 "행복한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얼굴을 표현한 것"이라며 "음악이나 미술 모두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을 두드리는 고수(鼓手)가 웬 개인전이냐"는 질문에 그는 "음악과 미술은 전혀 다른 장르인 듯 하지만 한 길을 가다 보면 다른 길과 연결이 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되죠"라며 "소리의 에너지를 이미지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북채를 잡은 것은 중학교시절 드럼연주를 하면서부터. 그 후 90년대 인기 록밴드 '백두산'의 드럼 연주자로 활동하면서 생활은 안정됐지만 소리에 대한 갈증은 풀리지않았다. 그는 세상의 모든 물체에는 특유의 에너지와 소리가 있다고 믿고 5년 동안 북한산 자락에 움막을 짓고 들어가 닥치는 대로 두들기며 소리에 빠져들었다. 영혼을 울리는 소리를 찾기 위해서였다. 2000년에 하산한 그는 지금까지 '두들림' 2집을 발매했고, 카타르 도하 아시안 게임 초청공연 등 각종 국제행사에 한국을 대표하는 연주자로 무대에 섰다. 그의 연주는 역동성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표현한다는 찬사를 받았다. 그는 "산에서 터득한 소리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며 "그림을 배운 적이 없지만 전시에 흔쾌히 응한 것도 눈으로 보는 소리의 흔적을 보여주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전시장에는 북위에 그린 그림과 함석판을 두들겨서 만든 설치작품 등 50여점과 직접 만든 악기인 '소리금'과 분청사기에 한지나 가죽을 입힌 도자기 북 등도 함께 선 보인다. 전시기간동안 매일 최소리의 타악 공연이 열린다. 관객들은 전시를 위해 작곡한 음악을 들으며 작품 앞에 서면 음악과 그림이 서로 통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전시는 30일까지. (02)734-7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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