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삼일PwC가 10일 30년 가까이 터를 잡아온 'LS용산타워(옛 국제빌딩)'를 떠나 중국을 잡고 욱일승천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신사옥으로 둥지를 옮기기로 했다.
삼일PwC는 지난 1987년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이마빌딩에서 고(故) 양정모 회장이 세운 국제그룹의 사옥인 국제빌딩으로 옮긴 후 지금까지 한자리를 지켜왔다. 국제빌딩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등을 거치며 주인이 수차례 바뀌며 영욕의 세월을 보냈지만 삼일PwC는 성장을 거듭하며 국내 회계업계 1위로 우뚝 섰다. 2006년 LS그룹이 국제빌딩을 인수한 후 리모델링을 거쳐 지금의 LS용산타워로 바뀐 후에도 삼일PwC는 12개 층을 임대해 사용하며 애정을 보였다.
하지만 용산의 새 랜드마크 빌딩으로 아모레퍼시픽이 새로 짓고 있는 신사옥이 부상하면서 삼일PwC는 30년 만의 이사를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LS용산타워 인근이면서 용산역 맞은편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은 이전 사옥 부지에 주변 땅들을 사들여 지하 7층~지상 22층 규모로 오는 2017년 하반기 완공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신사옥 건축에 5,000억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회계감사도 맡고 있는 삼일PwC의 입주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본사 직원이 3,000명이 넘어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사실상 신사옥을 양분해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일PwC 임직원은 아모레 신사옥이 첨단 빌딩에 문화시설이 갖춰지고 주변 녹지도 넓게 조성될 예정으로 알려져 30년 만의 이전에 벌써부터 적잖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 건축 분야에 조예가 깊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신사옥의 사무적 기능성은 물론 미적 가치까지 고려, 세부 건축내용들도 직접 챙기며 공을 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