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정부, 美쇠고기 수입고시 강행] 농식품부 "해도 너무한다" 반발

"우리가 결정 안했는데 욕만 먹어"<br>정운천장관측 "모두 안고 가겠다"

여론의 반발과 야권의 반대 속에 29일 당정이 쇠고기 장관고시를 강행하자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는 “농식품부를 희생양으로 끝까지 밟고 가느냐” “해도 너무 한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책임을 회피한다’는 비판에 직면할까 말조차 터놓고 못하는 실정이다. 청와대가 정운천 장관의 경질을 검토하면서 장관고시의 짐까지 떠넘겼지만 정 장관 측은 “모두 안고 가겠다”는 심정을 내비쳤다. 이날 오전 미 쇠고기 장관고시 계획이 최종 발표되자 과천 농식품부 청사는 술렁였다. 농식품부의 한 사무관은 “우리가 결정하지도 않은 일로 고생하고 욕만 먹었다”며 “또 국민적 비난을 감수하고 왜 총대를 메야 하느냐”고 한탄했다. 그는 “고시가 농식품부 장관 권한이니 소신껏 안 하고 재협상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낫지 않느냐”고 반발했다. 또 다른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고 개선할 점도 있지만 어떻게 새 출발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부처에 모든 책임을 떠넘겨 국민 신뢰를 모두 잃게 할 수 있느냐”고 울먹였다. 2년 이상 쇠고기 문제로 시달려온 동료들이 감사원 감사나 인사상 불이익을 겪을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농식품부의 한 공무원은 “장관은 사퇴를 각오한 것 같고 감사원 감사 얘기도 나온다”며 “일해도 깨지기만 하는 부처에 앞으로 우수한 후배들이 오겠느냐”고 걱정했다. 예상되는 국민적 반발을 무릅쓰고 고시를 발표한 정 장관의 한 측근은 청와대가 정 장관의 경질을 이미 검토하고 있는 데 대해 “체념하신 것 같다“며 “장관이 혼자 십자가를 지기로 한 것 같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