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특화발전특구가 작년 3월 일본의 `구조개혁특구'를 벤치마킹해 도입논의가 시작된지 2년만에 결실을 볼 전망이다.
이번에 도입될 예정인 지역특구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원하는 규제를 풀어줘 지역특성에 맞는 개발사업을 벌이도록 도와줌으로써 투자를 활성화하고 고용을 늘려 지역균형발전을 이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는 그러나 작년 지자체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해제대상 규제가 토지, 산림, 교육, 산업, 의료 등 각분야에 걸쳐 4천개에 육박, 관련부처들과 규제특례방안을 협의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요하고 이제서야 성과를 내게 됐다.
정부는 관련부처 협의 끝에 69개의 규제에 대해서는 지역특구로 지정되는 곳에한해 규제적용을 배제하기로 했으며 향후 규제 특례의 범위를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최근까지 전국 15개 지자체로부터 16개의 지역특구 신청을 받았지만 관계부처 실무협의를 위한 행정처리에 시간이 많이 걸려 이번에 7곳만 먼저 특구심의를 하고 나머지 지역들은 내년에 위원회를 다시 열어 특구로 지정할 계획이다.
◆`규제 완화→투자활성화' 이뤄질까
지역특구는 당초 목표대로 운영된다면 지역발전과 투자활성화를 동시에 달성,경제발전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작년 이후 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아 고용감소와 소득감소, 투자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경험하며 각종 대책을 내놓았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지역특구는 규제만 완화해주면 지자체들이 자체 사업비와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적극적으로 사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어서 지역특구 지정과 동시에 바로 투자로 연결될 전망이다.
지자체는 이번 특구신청에 앞서 공청회와 지방의회 의결, 공고 등의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 충분히 사업타당성을 검토한데다 중앙 정부의 검증을 다시 받았기 때문에 지역특구는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부는 지역특구 심의 과정에서 자금조달 능력, 사업의 타당성, 지역균형발전등을 다각도로 평가했다.
특히 최근 기업들이 출자총액제한제 등 각종 규제 때문에 투자를 못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번 특구 지정을 통해 규제완화가 투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사실이 입증되면 정부의 경제정책 운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역특구 경제적 효과 얼마나 될까
정부가 특구위원회에서 심의할 7개의 지역특구들은 장류산업, 교육도시, 한방,복분자산업, 경관농업, 환경보전 등 국민적으로 관심이 높은 교육과 건강, 레저 분야들이다.
따라서 이들 특구는 국가발전을 획기적으로 좌우할 정도는 아니지만 지역발전을끌어올리는데는 충분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순창군의 장류특구는 고추장 민속마을내 45개 업소들의 공동연구개발을 위해 공정거래법 적용 배제를 요청하는 등 불과 3가지의 법규정 완화를 통해 순창고추장의전국시장 점유율을 현행 2%에서 5%로 높이고 관련산업 매출을 300억원에서 2.5배로증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순창군은 또 장류 관련산업의 고용인력이 현행 700명에서 최고 2천명까지 3배가까이 늘어나 관내 인구 3만명의 6.7%가 장류산업에 종사하게 될 전망이다.
순천군의 국제화교육특구와 창녕군의 교육도시특구는 관내 학교들에서 외국인교사들이 직접 수업을 진행, 영어권 생활을 간접체험할 수 있게 함으로써 질 높은교육을 받기 위해 외부로 유출되는 인구를 막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교육특구는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을 감안할 때 한발 더 나아가 다른 지자체로부터 인구유입도 촉진시킬 것으로 보인다.
고창군의 복분자특구와 경관농업특구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복분자와 청보리밭을관광상품화함으로써 내년 본격적인 주5일근무제를 맞아 관광수요를 상당 부분 충족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창군이 요청한 규제완화 내용도 제품생산을 위한 식품위생법 규제와 옥외광고물 제한규정 등 비교적 들어주기 쉬운 것들이어서 정부 입장에서는 적은 희생으로더 큰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남제주군의 마라도 청정특구는 자동차 운행 제한이라는 간단한 규제를 통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주변 자연환경을 관광상품화 한다는 전략이다.
남제주군은 최근 많은 관광객들이 국토의 최남단이라는 지리적 특성을 답사하기위해 마라도를 찾고 있어 청정특구의 이미지를 확고히 한다면 관광객 수가 더 많이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 대대적인 지역특구 지정 전망
정부는 지역발전을 위해 큰 무리가 없는한 지자체들이 원하면 특구로 지정한다는 방침이어서 내년에는 더욱 많은 지역특구가 탄생할 전망이다.
먼저 정부는 올해 접수됐으나 시간 부족으로 부처간 실무협의를 하지 못해 지역특구 심의대상에 들지 못한 부산 해운대구(컨벤션영상.레저특구), 여수시(시티파크리조트특구.오션리조트특구), 산청군(한방산업특구), 의령군(친환경골프레저특구),익산시(한방의학종합단지특구), 금산군(인삼.헬스케어특구) 등에 대해 내년 심의에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지자체의 특구신청이 들어오면 90일 내에 심의를 끝내야할 의무가 있기때문에 이들 특구는 내년초 지정여부가 결정나게 된다.
또 정부가 작년 9월 지자체들로부터 특구 예비신청을 접수한 결과 무려 234개지자체에서 448개 특구가 접수된 점으로 미뤄 내년초부터는 특구신청이 쇄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차체들이 예비신청한 특구들로는 의료(군산시), 포도와인(김천시), 관상어(진천군), 동굴(삼척시), 보육시설(구미시), 축구타운(함안군), 새만금물류(김제시) 등이 있다.
그러나 지역특구는 자칫 무분별하게 지정, 운영될 경우 난개발을 초래하고 특구본래의 취지를 상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도 낳고 있다.
특히 특구지정에 필요한 규제완화의 상당수가 토지부문이어서 국토의 비계획적인 개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