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정부가 캘리포니아, 애리조나국경을 넘어 불법 밀입국을 시도하는 이들을 위해 '이민자 안내서(GUIA DEL MIGRANTE MEXICANO)'를 1백만부 이상 제작, 배포하자 반이민단체 등 일부 미국인들을 자극하고 있다고 4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전했다.
삽화를 실어 알기 쉽게 제작된 핸드북은 국경을 넘으려면 충분한 물을 확보할것과 길을 잃었을 때 철도나 송전선을 따라가고 폭풍우로부터 몸을 보호할 옷가지를챙겨 입을 것을 자세하게 담고 있다, 멕시코 정부가 펴낸 책자는 워싱턴 D.C.에 기반을 둔 미 이민개혁연맹(FAIR) 등반이민 단체들의 반발을 사 불법입국 요령을 가르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신문에 인용된 릭 올트먼 FAIR 대변인은 "이것은 더 많은 불법 체류자들을 만들어내도록 하는 장려책자"라며 "결국 사람들이 강물에 빠져 죽고 사막에서 타죽는 더비극적 죽음으로 내몰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멕시코 정부 관리들은 그러나 39쪽 짜리 책자는 이미 국경을 넘기로 작정한 이들에 심각한 부상과 죽음을 피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국경 주변의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고 일축했다고 타임스는 전하면서 지난 2003년의 경우 밀입국을 시도하다 국경 주변에서 숨진 이가 약 400명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멕시코 관리들과 미 국경순찰대가 접경지역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있지만 밀입국자들은 적발을 피해 사막과 산악지형 등 더욱 험악한 루트를 이용하고 있다.
주미 멕시코대사관 알폰소 니에토 공보관은 "소책자는 밀입국를 시도하다 죽는이들의 숫자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하면서 온라인으로도 이용이 가능한 이 책자는 가급적 글을 줄이고 그림을 많이 넣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편집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책자는 '강을 건너는 행위는 매우 위험할 수 있는데 특히 혼자 도강(渡江)을 시도하거나 밤에 나서는 것은 더욱 위태하다'고 충고하면서 '두껍게 옷을 껴입을 경우 비에 젖으면 더 무거워질 수 있고 헤엄을 치거나 물에 뜨기 어렵다', '길을 잃으면 전등이나 철도, 비포장도로에 의지하라'고 귀띔했다.
이밖에도 소책자는 나쁜 짓을 예사로 하는 밀입국 알선책 '코요테'를 경계할 것과 설사 국경순찰대에 적발되더라도 저항하지 말 것 등 주의사항을 세세하게 담고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