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인터뷰] 데뷔 35주년 '바이올린 여제' 안네 소피 무터 外

"무대 있으면 풍요·감사 느껴"<br>5월3일 '다양성' 주제로 3년만에 내한 공연<br>드뷔시 바이올린 소나타 G단조 등 연주 계획


"6살에 연주가가 되고 싶다는 어떤 이끌림을 따라 바이올린을 시작한 이후 지난 35년 동안 음악 속에서 살았지만 한 번도 커리어(생계를 위한 직업)라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그저 바이올린을 들고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마음 속 깊이 풍요와 감사를 느낍니다." 1976년 여름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이 펼쳐지는 무대. 단발머리 소녀의 턱 밑에선 13살 소녀의 실력이라고 믿기지 않는 바이올린 선율이 울려 퍼졌다.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은 그의 연주에 흠뻑 빠져 "최고의 음악적 재능을 가진 신동"이라고 극찬했고 '바이올린 분더킨트(Wunderkindㆍ신동)'은 '바이올린 여제'로 우뚝 섰다. 올해로 데뷔 35주년을 맞는 안네 소피 무터(48ㆍ사진)가 3년 만에 다시 한국 무대를 밟는다. 오는 5월 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그의 오랜 음악 파트너 램버트 오키스와 함께 공연한다. 내한 공연에 앞서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마치 운명처럼 음악을 시작했고 지금은 음악을 삶의 일부로 받아 들인다"는 무터는 이번 공연에서 드뷔시 바이올린 소나타 G단조, 멘델스존 바이올린 소나타 F장조,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KV 454, 사라사테 카르멘 판타지 등을 연주한다. 이번 내한 공연의 주제는 '다양성'이다. "드뷔시 소나타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예요. 이번 곡은 드뷔시가 작곡한 마지막 곡에 속하는데 곡의 섬세함과 다채로움은 한평생 연주해도 끝이 없을 거 같아요. 모차르트의 KV 454는 모차르트 사이클의 걸작이에요. 한 곡만 선택한다면 이걸 고르고 싶어요 사라사테의 '카르멘'은 마무리 곡으로는 최고입니다." 35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슬럼프도 있었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세계적인 명성과 미모를 겸비했지만 그의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다. 23세에 70대 첼리스트와 사랑에 빠져 이듬해 아이를 낳았고 1995년 사별 후 2002년 지휘자 앙드레 프레빈과 재혼했으나 4년 뒤 헤어졌다. 현재는 싱글맘으로 두 아이를 키우면서 숨가쁜 연주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바이올린 여제가 인생의 굴곡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 역시 음악이었다. "인생에서 어려울 때도 있지만 무대에 오르면 일상의 어려움은 모두 잊고 음악에만 집중하게 된다"는 무터는 "삶의 고난이 내 인생을 풍부하게 만들었고 그런 경험이 연주할 때 내 무대를 성숙하게 만든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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