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아해법 은행이 나서야”/김우중 대우그룹회장 제주서 기자회견

◎기아 회생·자동차 구조조정 정부 주도입장 못돼/금융기관 「관치」오명벗고 자율경영 토대 마련을『기아사태가 불거진지 10일밖에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기아회생과 자동차구조조정에 직접 나설 수 있는 입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 채권을 갖고있는 은행이 먼저 기아사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은 25일 기아사태와 관련, 이같이 말하고『기아문제를 자동차산업의 전체문제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공급과잉론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중국 러시아 동유럽등 신흥시장을 겨냥해서 현지생산, 판매를 하면 얼마든지 활로가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김회장은 이날 전경련이 제주 신라호텔에서 주최한 제11회 최고경영자 하계세미나에 참석,「변화의 주역, 기업」이란 주제로 강연을 한 후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기업들의 잇단 부도사태의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봅니까. ▲기업내부의 문제도 많지만 우리나라 금융권이 갖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가결정적인 원인이 됐다고 봅니다.금융기관들도 부도사태를 계기로 관치금융의 오명을 벗고 자율경영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합니다. ­우리경제는 언제쯤 회복될 것으로 보는지요.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내년 연말께부터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며 99년에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합니다. 차기정부 초기는 경제계획을 수립하는 데 정신없을 것이고, 하반기부터 신정부의 경제정책이 가시화되면서 경제도 안정될 것으로 봅니다. 지금 경기가 최악의 위기상황이라고 합니다만,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세계경영이 가시화되는 대우는 다른 기업처럼 심각하지는 않고 오히려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경제위기는 언론에서 위기상황을 고조시키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연쇄도산등으로 경제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있다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재계에서 그런 인식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부와 재계 국민들이 현재의 위기의식에 공감해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수출을 늘려 국제수지적자를 축소해 나가면 다시 한번 재도약의 찬스를 잡을 수 있습니다. 사실 한보사태는 정치적인 것이고, 삼미 진로 대농 등의 부도는 이미 3∼4년전부터 예견됐던 것입니다. 경제가 전반적으로 어려운데도 최근 노사임금협상에서 평균 5∼6%임금인상율을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경제가 어려우면 노조가 임금인상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10%를 깎자고 나와야 합니다. 부실기업만이 아니라 건전한 기업도 쓰러지는 상황이 와서 경제주체들이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낄때 재도약을 위한 컨센서스가 이루어질 것으로 봐요. ­프랑스 좌파정부가 톰슨그룹의 가전부문 민영화계획을 철회했습니다. 대우의 톰슨인수는 무산된 것 같은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두고 보면 압니다. 끈질지게 인수를 추진하겠습니다. 톰슨 가전부문과는 단계적으로 전략적 제휴관계를 지속해가고, 지분도 조금씩 조금씩 늘려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일본기업들이 기술을 이전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톰슨의 핵심및 첨단기술을 확보해야 합니다. ­해외 20개지역에 해외본사를 설립하는 것은 구체화되고 있습니까. ▲해외본사 구축을 통해 세계경영의 틀을 다질 생각입니다. 국내기업으론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으로 한국본사와는 완전히 별개로 현지자율적인 경영을 하도록 해 대우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끌어올리는 견인차역할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차기 전경련회장을 맡으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년중 2백80일을 해외에 나가는 사람이 무슨 전경련회장을 맡겠습니까.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기업들이 선거때마다 곤욕을 치르는 데, 이번 대선에는 기업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십니까. ▲재계가 매번 곤욕을 치른다는 것에 공감하지는 않습니다. 기업들이 사실 그동안 잘못한 일(김회장은「도둑질」로 표현함)도 많지 않았습니까. 기업들도 권력과 이해관계를 맺었던 사례가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기업인들이 법정에 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 비롯됐다고 봐요. 그런 전철을 다시는 밟지 않도록 기업인들이 최선을 다해야지요.<제주=이의춘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