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600억弗 넘어 신뢰도 추락 가능성유럽·中도 점점늘어, 경제성장 발목 우려
주요 국가의 재정수지 악화가 가뜩이나 어려운 세계경제의 또 다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미 부시 행정부는 12일 오는 9월말로 끝나는 2002 회계연도에 당초 전망치보다 무려 56% 늘어난 1, 650억 달러의 재정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같은 날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럽연합(EU) 주요국이 2004년 균형재정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 경우 경제적 어려움이 더 심각해 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15일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발표를 앞두고 있는 중국정부의 재정적자 문제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미, 재정적자 급증= 1,600억 달러가 넘는 재정적자로 미국경제는 무거운 짐 하나를 더 들고 뛰어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세금 감면과 함께 주가 폭락에 따른 자본소득세 감소가 예상보다 커지면서 적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재정적자는 천문학적 무역적자와 함께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를 추락시킬가능성이 높다. 또 금리를 내릴 만큼 내린 상황에서 정부의 재정적 경기부양 수단마저 사용하기 어려워져 경기침체에 대한 능동적 대응이 더욱 힘들게 됐다.
이와 함께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긴축재정을 펼치거나 세수를 늘릴 경우, 일본식 장기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럽, 재정적자 경제 발목 잡을 수도=IMF는 EU의 핵심국 독일ㆍ프랑스ㆍ이탈리아의 재정적자 문제를 12일 이례적으로 제기하고 나섰다. 프랑스ㆍ이탈리아의 경우 우파의 정치적 입김이 강해지면서 최근 미국식 세금감면을 계획하고 있고 독일은 만성적인 재정적자 문제에 관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
IMF는 2004년 균형재정 달성이란 당초 EU가 약속한 목표와 정반대로 흐르는 이 같은 정책이 유로화 상승에 따른 수출둔화와 맞물려 EU의 성장률을 예상보다 낮출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중국, 재정지출 통한 성장 후유증 우려=2ㆍ4 분기 GDP성장률과 관련 중국 언론들은 당초 예상치인 7%보다 높은 7.5~8% 사이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높은 성장률에 대한 놀라움 보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올 가을 예정된 전체인민대표자회의를 앞두고 중국 정부가 재정 적자를 감수하면서 지출을 확대한 데 따른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중국정부의 지출은 세수가 크게 늘지 않았음에도 불구, 전년 동기대비 26% 증가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이후 이 같은 재정적자 확대에 따른 후유증이 본격화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장순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