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제일모직 공모규모 최대 1조5000억

역대 세번째… 시총은 7조4,000억으로 35위에 자리매김

상장 후 지주사 역할… 삼성그룹주 등 증시 큰 영향 예상<br>삼성SDS 수요예측 경쟁률 651대 1… 공모가 19만원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의 공모규모가 최대 1조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0년 삼성생명(4조9,000억원)과 한화생명(옛 대한생명·1조8,000억원)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로 올해 진행됐던 26개사의 전체 공모금액인 9,896억원을 넘어선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상장 후 시가총액은 약 7조4,000억원으로 단숨에 시가총액 기준 35위에 자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전문가들은 제일모직의 상장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삼성그룹주들은 물론 증시 전반에 걸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일모직은 31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상장 작업에 돌입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희망공모가로 4만5,000~5만3,000원을 제시했다. 총 공모 주식 수는 2,874만9,950주로 이 가운데 신주 발행 물량은 1,000만주이며 나머지 1,874만9,950주는 구주 매출(기존 주주의 보유 지분 매도) 물량이다. 구주 매출에는 제일모직 주요 주주인 삼성카드(624만9,950주), 삼성SDI(500만주), KCC(750만주)가 참여해 전체 지분의 15%를 상장과 동시에 매각한다. 이에 따라 제일모직의 전체 공모규모는 1조2,900억~1조5,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전문가들은 제일모직이 제시한 공모희망가 밴드에 대해 불필요한 가격 논란을 회피한 것으로 분석했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사주나 바이오로직스 등 불확실성으로 논쟁거리가 있는 건들은 밸류에이션 평가에서 제외하고 자산도 장부가 그대로 평가를 받았다"며 "제일모직의 공모 희망가는 저평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일모직은 증권신고서가 승인을 받으면 오는 12월3~4일 기관수요예측을 거쳐 10~11일 이틀간 공모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상장예정일은 12월1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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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은 공모자금을 사업역량 확보와 해외 진출을 위한 투자 재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제일모직의 한 관계자는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은 해외 사업을 확장하고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 업계는 제일모직이 상장 후 지주회사로서 삼성전자(005930) 등 삼성그룹을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제일모직이 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제일모직의 지분 25.10%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각각 8.37%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 지분은 3.72%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가 될 경우 현재 순환출자 형태인 삼성그룹 지배구조는 제일모직을 중심으로 한 사업지주회사와 삼성생명을 필두로 한 금융지주회사, 양대 지주회사로 갈 가능성도 있다"며 "당분간 삼성그룹주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일모직은 올 상반기 매출액 2조4,018억원, 영업이익 80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중 건설 부문이 23.32%, 패션 부문이 37.27%, 레저 부문이 7.72%, 급식·식자재유통 부문이 31.96%를 차지하고 있다.

앞서 9월30일 증권신고서를 낸 삼성SDS는 공모가를 확정 짓고 상장 초읽기에 들어갔다. 삼성SDS의 공모가는 희망공모가의 상단인 19만원으로 결정됐다. 이로써 총 공모규모는 1조1,589억원으로 집계됐다.

시가총액 규모로는 삼성SDS가 제일모직을 크게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S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15조원에 달한다. 이는 12위인 KB금융(1조6,000억원)에 이은 13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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