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려세라믹/세계 정수기필터시장 기술로 정복(해외로 뛰는 중기)

◎KOTRA·본지 공동기획/국내업체 외면 아픔딛고 「큰시장」 공략/각국 주문 쇄도 올수출 2,000만불 자신(주)고려세라믹(대표 김승호)은 정수기용 세라믹 필터를 전문제조하는 중소제조업체. 지난 90년 창업하자마자 통상산업부로 부터 세락믹 필터 에 대해 기술집약형 품목으로 지정받았으며, 발명및 실용신안 특허를 획득한 일정한 규모의 생산공장에 제법 구색을 갖춘 본사 사무실을 가졌을 것으로 판단하기 쉽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는 고려세라믹을 방문하는 순간부터 여지없이 깨지고 만다. 강서구 화곡동에 소재한 고려세라믹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우선 3층짜리 빌딩의 가장자리 쪽문을 통해 지하로 내려가야 한다. 그러면 본사 사무실이 나오는데, 직원이래야 영업사원도 없이 여직원 두명이 고작이다. 본사 사무실이야 그렇다치고 생산공장은 별도로 있을 것같아 소재지를 물어보면『바로 여기』라며 사무실 한켠의 작은 문을 가르킨다. 합판으로 어설프게 만드어진 문을 열고 들어가면 2백평 남짓한 작고 누추한 생산공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바로 여기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세라믹 필터가 만들어 진다는게 오히려 믿겨지지 않을 정도다. 영업사원이 없는 것은 내수판매없이 전량 수출하기 때문이며, 지하공간에 달랑 출입문을 1개만 만들어 마치 작은 지하요새처럼 생산공장을 차린 것은 기술누출을 우려해 철저히 외부와 차단하기 위함이라는게 고려세라믹측의 설명이다. 세라믹 필터는 기공이 0.2마이크론으로 몸에 필요한 미네날은 그대로 있는채 녹물, 흙먼지, 수인성 세균만을 완벽히 걸러 준다. 또한 세라믹 필터는 새것으로의 교환없이 간단한 청소로만으로 재활용이 가능하고, 특히 고려세라믹의 세라믹 필터는 세계 처음으로 필터의 사이즈를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획기적 신제품이다. 이같이 획기적인 제품임에도 고려세라믹은 지난 90년대 초 내수시장에 자사제품을 내놓았다가 국내 정수기제조업체들로 부터 외면을 당하는 쓰라림을 겪었다. 당시 영국 로열 달튼사의 세락믹 필터를 수입해 사용하던 정수기제조업체들은 한결같이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수준을 믿을 수 없다며 쳐다 보지도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그같은 상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 95년 10월 수출기업화 사업 육성 대상업체로 선정된 이후부터는 세계 각처로부터 주문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한해동안 말레이지아 중국 이집트 요르단 아랍에미레이트 아르헨티나 베네주엘라등 세계 각국으로부터 주문이 들어와 2백만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지난해 이미 수주한 물량을 합쳐 2천만달러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정수기제조업체들이 그토록 선호하던 로열 달튼사도 자사제품 생산라인을 폐쇄하고 연간 2천만달러 상당의 고려세라믹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고 있을 정도다. 김승호사장은『국내시장에서 외면당했다고 시장풍토만을 탓하며 쉽게 포기하는 것은 금물』이라면서『해외시장이란 큰 무대를 두드리면 시장은 얼마든지 있는 법』이라고 강조했다.<정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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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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