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유럽·일본 "미국식 자본주의 이제 그만"

고유의 성장모델로 위기 벗자<br>유럽 대화중시'사회적 모델'<br>日도 자신만의 자본주의 모색

유럽과 일본에서 경제위기 타개를 위해 영미식 자본주의 추종에서 벗어나 과거 호시절을 이끌었던 고유의 성장 모델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올해 경제성장이 당초 예상보다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일본이 고질적 디플레이션에서의 탈출을 모색 중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1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전문매체인 EU옵서버에 따르면 이날 EU 집행위원회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2012 유럽 산업관계' 보고서를 발표하고 오랫동안 유럽 체제의 근간이 돼온 '유럽식 사회적 모델' 회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라즐로 안도르 EU 고용사회문제 담당 집행위원은 "채무위기로 유럽인의 공정한 분배를 뒷받침해온 '사회적 모델'이 심각한 위협에 직면했다"면서 긴축 강요로 그 충격이 심화하면서 역내 긴장도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 국가들은 3년째 지속돼온 재정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긴축에 나서면서 사회 구성원 간 대화와 합의를 중시하는 '유럽식 사회적 모델'을 무시하고 일방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노조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왔다.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의 경우 2011년 1월부터 지난해 4월 사이 838건의 파업이 발생했을 정도다.


이에 대해 안도르 위원은 긴축과 뼈를 깎는 경제개혁에 대한 압박으로 노동자와 고용자, 그리고 정부 간 협조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면서 "거시경제적 충격과 증세, 그리고 재정감축 때문에 '사회적 대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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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통신은 안도르 위원이 미국식 자유시장 자본주의와 사회적 모델의 다른 점을 부각시켰다고 분석했다.

안도르 위원은 최근 성장과 고용촉진 요구가 확산되고 있지만 역내 지도부가 긴축에 초점을 맞춰 사회불안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추세라면 금융시장도 결국 등을 돌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금융시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유로존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1월 조사 당시 -0.1%에서 더 악화된 -0.4%로 관측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도 전문가 패널을 구성해 '일본식 자본주의 모델'을 마련할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요청으로 경제재정정책위원회 내에 고용유지와 장기 경제성장 발전을 위한 자본주의 모델을 논의할 전문가 패널이 구성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패널그룹의 대표는 벤처캐피털 그룹인 데프타파트너스의 조지 하라 회장이 맡으며 경제재정정책위 소속 학계 및 민간 부문 위원들이 참여해 안을 구상하게 된다. 이는 6월 발표되는 경제재정정책 가이드라인에 포함되며 최종 보고서는 가을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식 자본주의 모델'은 일본 정부가 디플레이션 타개를 위해 대규모 양적완화에 나서면서 기업실적 증가를 통한 고용확대 및 임금상승을 노리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기업 주주의 이익 극대화를 최우선으로 하는 영미식 자본주의와 달리 주주는 물론 임직원과 고객ㆍ거래기업ㆍ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고려하는 것이 특징이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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