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방송 의상을 우리 가게에서 협찬 받아요. 주위에서 자꾸 CEO라고 부르는 데 아직은 좀 어색하네요.” 가수 생활 20년을 결산하는 9집 ‘리턴 세븐틴’을 내놓고 활발히 활동 중인 김완선(37)씨는 동대문 패션몰에서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CEO로도 맹활약 중이다. 연예인들의 타 분야 진출이 최근 들어 활발해 졌지만 잠시 반짝했다 사라지거나 사실상 ‘얼굴마담’에 불과한 경우가 태반인 게 사실. 하지만 “바쁜 활동 중에도 1주일에 한번은 매장에 꼭 들르고 전화와 메일로 판매 상황을 매일 체크 한다”는 이 초보 사장의 행보에는 남다른 게 있었다. “3년 공백 뒤 처음으로 한 일이기 때문인지 의외로 사업 규모가 작다는 의견을 많이 들었어요. 홈쇼핑 개인 브랜드 등을 비롯해 규모가 크게 시작할 수도 있었지만 제 이름을 건 만큼 작은 데서 경험을 쌓은 뒤 확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 6월 문을 연 ‘카멜리아S’는 동대문 소매 쇼핑몰 ‘두타’의 지하 1층에 입점한 6평 내외의 작은 가게다. 그는 ‘두타’ 지하층은 섹시한 의류 매장이 많아 마니아 층이 상당한데다 수입 의류 존이 이미 형성돼 있어 ‘고급스럽고 섹시한 이미지의 중가 의류’로 승부하는 데 제격이라 판단했다. 그리고 ‘옷’이란 두말할 나위 없이 가수 김완선에게 가장 친근한 분야 중 하나다. 아직 ‘순수익에 행사 등을 통해 번 돈까지 재투자하는 단계’라지만 창업 6개월여 만에 비즈니스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초기엔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물건 비중만 30%선에 달했으나 동대문 의류 흐름에는 걸맞지 않다고 판단, 디자인과 판매 총괄을 친동생 김영선씨에게 일임했다. 여러 방안을 두루 거쳤던 의류 제작도 중국 현지 업자에게 OEM 형태로 의뢰, 공수해 오는 것으로 정착됐다. ‘아직도 배우는 중’이라는 김 사장은 개인 브랜드 론칭 계획 등 포부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함께 사업을 해보자는 제의가 잇따라 우선 용산 등지에 5개까지 직영 매장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고급 의류 브랜드로 ‘카멜리아S’를 확장할 계획이지만 여기까지 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거예요. 앞으로 단단하고 알찬 옷 가게를 만드는 게 꿈입니다. ‘김완선 브랜드’를 확실히 각인시켜 드릴 때까지 한발한발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