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칼라슈니코프는 이날 생애의 대부분을 지낸 러시아 중부 우드무르티야 자치공화국의 수도 이제프스크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 그는 지난달 17일부터 위출혈로 치료를 받아왔다.
시베리아 남부에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난 칼라슈니코프를 세상에 알린 것은 그의 이름과 개발연도를 따서 만들어진 AK-47 소총이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기간인 지난 1941년 전차부대에 근무하다 러시아 서부 브랸스크에서 독일군과 교전 중 부상을 입고 입원치료를 받던 중 소총 개발 구상에 착수해 1947년 AK 소총 개발에 성공했다.
이 소총은 어떤 악조건에서도 작동하는 강한 내구성과 함께 성능이 우수하고 분해 및 조립이 간편하면서도 제작비가 낮아 인기를 끌었다. AKM, AK-74, AK-74M, AK-101~108 시리즈 등 각종 개량형 제품이 만들어지면서 정규 소련군뿐 아니라 전세계 반정부 게릴라군에 애용됐다. 전세계에서 7,000만정 이상 생산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100개국 이상에서 쓰이고 있다. 그는 자신의 발명품이 전세계에서 살상무기로 쓰이는 데 대해 2007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나는 떳떳하다. 비난 받아야 할 이들은 폭력에 의존하는 정치인들"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소총 개발의 동기는 국가방어였는데 이후 살상무기로 오용되고 있는 현실이 후회스럽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