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은 히든카드로 인체공학을 적용해 성장판을 자극하는 신발을 한국서 공수해 현지서 처음 공개했다. 한국의 수제화 기술을 중국 측에 적극 알리기 위한 차원이다. 그러자 중국 관계자들은 연신 눈빛을 반짝이며 흥미를 감추지 못했다. 박 회장은 또 신발에 QR코드를 부착, 스마트폰으로 제품의 원료 제조장인 등을 바로 파악할 수 있게 하는 등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제품도 있다고 설명하자 린 부회장은 "중국은 아직 그런 기술이 없다. 하루빨리 (한국의) 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감탄했다.
한국과 중국이 글로벌 신발 시장 공략을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선다. 한국은 서울 성동구에 자리 잡은 수제화 업계가, 중국은 원저우시의 신발 업계가 중심이다.
첫 사업으로 양국 신발 업계는 29일 중국 원저우에서 '2015 한중캐주얼신발정상포럼'을 연다. 이날 샹그릴라호텔 로비 회동은 이를 위한 양측의 사전 미팅 성격이었다.
이날 행사는 원저우 신발 업계의 제안에 따라 이뤄졌다. 원저우 신발 업계는 인건비와 재료비 상승, 토지원가 상승에 따른 임대료 부담으로 상당수 업체들이 베트남·라오스 등으로 제조공장을 이전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이 때문에 원저우 신발 업계는 위기 타개를 위해 기술력 있는 한국 수제화 업체들과의 협력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성동제화협회는 원저우 상인들의 막강한 자금력을 이용해 국내 수제화산업을 한 단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원저우시는 지난해 신발 산업을 통한 매출이 무려 18조원에 이르는 전세계의 신발공장이다. 특히 원저우 상인은 장사 수완이 뛰어나 '중국의 유대인'이라고 불릴 정도다. 타지 상인을 배척하고 현지 상인들끼리 뭉치는 순혈주의 색채가 강해 이 지역은 '외국 기업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한국 수제화 업계도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싶지만 워낙 텃새가 심해 녹록지 않았다. 박 회장은 "이번 포럼을 통해 중국은 한국의 수제화 기술을 전수 받고 한국은 세계의 신발공장인 윈저우에 수제화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진출해 글로벌 시장 공략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자본 유치를 통해 국내 수제화 기술을 발전시킬 인재 육성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서 성동제화협회는 다양한 제품전시는 물론 세계 캐주얼화 발전 방향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발표와 토론을 이어간다. 또 이 지역 캐주얼화 업계와 전략적 합작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