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삼성 '스마트 리스닝 디바이스' 글로벌 출격 시동

잡음·소음 제거 기능 담아 시제품 제작·특허절차 밟아<br>보청기 시장 진출 논란에 "난청 아닌 일반용으로 개발"<br>美·유럽등관련시장커져 "새 성장동력으로 키운다"<br>식약처 의료기기 인허가 요구땐 국내사업 않고 해외 공략에 주력

'삼성 스마트 리스닝 디바이스' 시제품


이엠텍 '기술력'과 협력 시너지

시장 주요 플레이어 성장 기대



삼성전자가 최근 보청기 사업 진출을 위한 첫 시제품을 완성하고 본격적인 시장공략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선언하고 이재용 부회장이 이끄는 헬스케어 사업 강화 차원이다.

26일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근 보청기 사업 진출을 위해 자체적으로 진행한 핵심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하고 보청기 시제품(사진) 제작까지 완료했다. 국내에서 보청기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보청기 생산·판매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관련 인허가 절차를 밟는 한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 FDA와 유럽 CE 인증 획득을 위한 준비에도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한 고위관계자는 "보청기 사업 진출 프로젝트는 이 부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어 진출 초기부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자 기술력을 총동원해 최근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보청기 시제품 제작도 완료했다"며 "식약처 인허가 절차가 끝나는 대로 국내 시장 진출은 물론 미국과 유럽에서도 관련 특허신청과 인허가 절차를 밟은 후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선보일 보청기는 난청 환자들이 허리에 매는 중계기를 스마트폰에 탑재해 리시버(스피커처럼 소리를 내보내는 부품)를 바로 무선으로 연결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최첨단 기술이 탑재돼 훨씬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이 부회장이 큰 관심을 갖고 챙기고 있어 내부적으로는 '이재용 보청기'로 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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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보청기 사업 진출에 적극적인 이유 중 또 다른 이유는 보청기 사업 기술을 활용하면 헤드폰 사업을 강화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기대감 때문으로 전해졌다. 보청기에 활용되는 증폭기를 잘 활용하면 기존 블루투스 이어폰의 음질을 향상 시킬 수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난청 치료 기기 개발은 물론 취약한 분야로 지적된 헤드폰 사업 경쟁력도 강화돼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보청기 사업 진출 초기 브랜드이미지 제고를 위해 제품홍보와 시연을 할 수 있는 부스를 전국 50여곳의 삼성디지털프라자와 삼성모바일샵 매장에 설치하기로 하고 최근 청력테스트 부스 공사를 발주했다. 전국 광역시 주요 상권에서 소비자와 국내외 바이어들에게 삼성보청기를 홍보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을 위해 삼성전자는 전자기기 부품 제조업체인 이엠텍과 손잡고 공동으로 기술개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엠텍은 연간 약 2,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하는 업체로 휴대폰 스피커와 귀에 착용하는 리시버가 주력 사업 분야다. 블루투스 관련 기술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연구개발(R&D)에 강한 업체다.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에도 공장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엠텍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 보청기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일조할 계획이다. 국내 보청기 시장 점유율은 미국 스타키보청기(25%)가 가장 높고 스위스 포낙보청기(12%), 독일 지멘스(10%) 순으로 외국 3개사가 50% 가까이를 차지하는 등 외국계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자본'과 이엠텍의 '기술력'이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면 국내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20%에서 30% 이상으로 끌어올려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보청기의 핵심부품인 증폭기를 납품하는 150억원 규모의 물품구매를 발주하기도 했다. 난청 환자들이 리시버와 스마트폰을 연동해 스마트폰과 보청기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차기 전략폰인 '갤럭시S7'가 선보이는 내년 초 공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보청기 시장이 연평균 8% 이상 커질 만 성장성이 높은 데다 보청기는 원가 대비 판매 가격이 높은 고부가가치 의료기기로 삼성전자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에 충분하다"며 "삼성전자가 갖고 있는 기술력은 물론 풍부한 자금력, 다양한 유통망, 마케팅력을 동원하면 글로벌 보청기 시장 선두업체로 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글로벌 보청기 세계 시장규모는 올해 84억3,500만달러(약 9조321억원) 수준으로 오는 2019년에는 117억5,900만달러(약 12조5,915억원)로 연평균 약 8%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국내 보청기 산업 규모는 75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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