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盧대통령 "아직도 지역주의가 살아 있다"

"내게 더 남은 힘 있는 것 같지 않아 안타까워"

노무현 대통령은 18일 “지역주의로 다시 후퇴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지역주의 부활을 경계한 뒤 “(지역주의 타파는) 이제 다시 국민 여러분의 몫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광주광역시 5ㆍ18 민주묘지에서 열린 5ㆍ18 민주화운동 27주년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5ㆍ18 민주화운동, 6월 항쟁 이후 민주세력이 이룬 성취를 강조하며 “아직도 지역주의가 살아 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5년 전 이곳 광주시민들은 훌륭한 결단을 해주셨다. 영남 사람인 저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주셨다. 저는 여러분의 결단에 보답하고자 혼신의 노력을 다해왔다. 이제 국정운영과 정부 인사에서 지역차별을 한다는 비판은 사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그는 이어 “지난 대선과 그 이후의 선거에서는 영남에서도 30% 내외의 국민이 지역당을 지지하지 않았다. 기대를 걸어볼 만한 의미 있는 변화다. 선거제도가 합리적인 제도였더라면 상당한 당선자를 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또 “여러분이 제게 대통령의 중책을 맡긴 것은 제가 일관되게 지역주의에 맞서왔기 때문일 것”이라고 전제한 뒤 “아직 저는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끝까지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그러나 제게 더 남은 힘이 있는 것 같지 않아서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지난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노무현 돌풍’의 발원지이자 ‘민주화의 성지’로 불리우는 광주를 시작으로 국민들이 다시 한번 결단을 내려 지역주의 타파에 협력해 줄 것을 주문한 셈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지역주의 회귀세력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그는 그러나 “지역주의는 어느 지역 국민에게도 이롭지 않다, 오로지 일부 정치인들에게만 이로울 뿐”이라고 밝혀 최근 열린우리당 해체를 주장한 정동영ㆍ김근태 전 의장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우리당 해체와 민주당과의 합당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범여권이 우리당의 진로를 놓고 고민하는 시점에, 호남 민심을 좌우하는 광주에서 노 대통령이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 7일 최근 정치상황에 대한 심경을 밝히는 글에서 두 사람에 대해 “그들은 당을 해산하자고 하고 당을 나가겠다고 한다”며 “정치인 노무현의 정치인생에서 가장 심각한 좌절이자 절망”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민주주의 역사를 냉소하고 비방하는 사람들이 있다. 민주세력이 무능하다거나 실패했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다. 민주 세력임을 자처하는 사람들 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으니 참으로 민망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며 ‘민주화 세력 무능론’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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