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KTB네트워크 `바이아웃`펀드 강화

국내 벤처캐피털의 대명사인 KTB네트워크가 변신중이다. 작게 쪼개서 여러 곳에 돈을 넣던 종래의 패턴을 벗어나 전략적으로 선택된 몇몇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할 정도의 큰 자금을 투입하는 쪽으로 투자패턴을 바꾸고 있다. 이젠 창업·설립단계에서 시작되는 `벤처 캐피털`이라기보다는 경영권인수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 되파는 `바이아웃(Buy out)펀드에 가까워 보인다.KTB네트워크의 변화는 2년전 팬택앤큐리텔 투자에서 어느 정도 예견됐던 부분이다. 팬택앤큐리텔은 당시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구 현대전자 이동통신 단말기 사업부를 단독인수한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박 부회장과 KTB네트워크가 절반씩 돈을 댄 공동작품이다. 따라서 증시상장을 통해 박 부회장이 갑부반열에 오른 것처럼, KTB네트워크 역시 막대한 시세차익을 누리게 됐다. 팬택앤큐리텔의 성공을 계기로 KTB네트워크는 본격적인 바이아웃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KTB네트워크의 이 같은 신사업 전략은 권성문 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벤처거품 붕괴에 따른 경영난 심화 속에 2년 예정으로 외유길(KTB네트워크의 미국자회사인 KTB벤처스 회장)에 나섰던 권 회장은 이영탁 전 회장이 국무조정실장으로 입각하자 올해초 일정을 6개월 앞당겨 귀국했다. 권 회장의 경영복귀 이후 KTB네크워크의 기업로고는 `대한민국 벤처의 힘`에서 `투자전문가그룹`으로 바뀌었다. 260명에 달하던 인원이 110명 수준으로 감축됐다. 연내 1,500억원의 부채를 상환해 부채비율을 두자릿수대로 낮출 계획이다. 권 회장은 그동안 자제해왔던 외부활동에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KTB네트워크는 사업영역을 국내는 물론 해외 바이아웃 시장으로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칼라일그룹이나 뉴브리지캐피탈, 골드만삭스 같은 세계적 투자전문회사로 발돋움한다는게 권 회장의 구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KTB 김한섭 사장은 “제조업에선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투자업에선 간판기업이 없어 외국투자펀드에 의해 막대한 부가가치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세계적 수준의 투자전문회사로 거듭난다는 것이 KTB네트워크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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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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