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방부제 함유 백신 판매 금지해야"

醫-政 백신논쟁 무엇이 문제인가(5)<br>■ '치메로살 과연 안전한가' 공청회<br>의료계-시민단체 "안전성 확보가 우선" 주장<br>"현재 유통 백신은 어린이들에겐 접종 말아야" <br>"식약청,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제공을" 지적도

소비자단체가 치메로살이 함유된 독감백신은 안전성이 입증될 때까지 국내 유통과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혀 주목된다. 대한의사협회가 주최한 ‘치메로살 과연 안전한가’ 공청회에서 소시모 김자혜(왼쪽에서 세번째) 사무총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이 “독감백신은 안전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입증될 때까지 방부제가 들어 있는 백신의 유통과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이처럼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CACPKㆍ이하 소시모)이 ‘치메로살 없는 백신’ 접종을 적극 개진하고 나선 것은 일부 독감백신에 들어 있는 치메로살(유기수은제제)의 경우 허용치 내에 들어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보건당국의 주장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본적인 설득력마저 잃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시모 김자혜 사무총장은 “정부는 독감백신을 포함, 예방접종 정책에 예산타령만 하지말고 국민들이 불안해 하지 않도록 의약품의 안전성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면서 “특히 독감백신의 경우 치메로살 없는 의약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지금 당장 어렵다면 구체적인 계획과 일정을 국민들에게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김 총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완제품수입백신과 원액을 수입한 후 국내에서 제조한 국내충진분주백신의 효능에 정말 차이가 없는지,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재 유통 판매되고 있는 독감 백신 중 치메로살이 들어 있는 백신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어린이들에게는 접종하지 말 것을 정부와 의사들에게 요구하고, 부모들에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치메로살이 들어 있는 백신은 안전성이 입증될 때까지 무조건 어린이에게는 접종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대한의사협회가 ‘치메로살 과연 안전한가’ 주제로 열린 공청회에서는 치메로살에 대한 문제점이 집중 거론됐다. 공청회에는 시민-환경단체 대표로 김자혜 소시모 사무총장, 최예용 시민환경연구소 기획실장이, 전문가 대표로는 대한의사협회 김세곤 상근부회장, 손영모 소아감염학회 부회장, 장 훈 대한소아과학회부이사장(대한소아청소년과 개원의협의회장)ㆍ윤해영 대한가정의학과개원의협의회장 등이 참석했다. 공청회에서 김 총장은 “며칠 전 시민의 모임 사무실에 식약청 관계자 5명이 찾아와 오늘 공청회에도 올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아무도 참석하지 않아 유감” 이라면서 “지금 치메로살 논쟁은 지난 1999년 소시모가 식약청에 PPA감기약의 건강위해 요인을 거론하면서 판매하지 말 것을 요청했는데도 불구하고 끝내 거부하다가 문제가 되어서야 올해 거둬들인 사태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과학은 불변하기 때문에 이런 것을 판단하는데 당국이 경제논리를 개입시키는 것은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손영모 한국소아감염학회 부회장(전 연세의대 소아과 교수)은 1시간 동안 발표한 강연을 통해 “지난 99년 미국소아과학회를 비롯한 관련학회와 질병관리센터(CDC) 및 백신 제조사들은 백신에 첨가된 치메로살을 즉각 제거하거나 함유량을 줄여야 한다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성명서는 백신에 첨가된 치메로살이 건강에 직접 해를 미친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수은이 인체에 독성을 미칠 수 있다는 명백한 사실과, 이와 관련된 어떠한 잠재적인 위험성도 줄여야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손 부회장은 또 영-유아와 미숙아에게 접종 되는 모든 백신의 경우 치메로살이 없는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 소시모와 같은 입장을 취했다. 윤해영 대한가정의학과개원의협의회장은 “국내에서 치메로살이 함유된 백신을 많이 사용 하는 것은 2~6인용 백신을 여러 명이 접종할 수 있도록 제조하기 때문”이라면서 “이럴 경우 오염을 막기 위한 방부제 함유가 불가피해 실제 최대 6명(소아기준 12명)이 나눠 접종할 수 있는 국내충진분주 독감백신(3㎖단위)의 치메로살 함유량은 완제품수입백신 1인용보다 무려 20배나 많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백신을 다인용으로 제조하다 보니 치메로살 함량 뿐만 아니라 실제 개원가에서 접종 시 같은 병에 주사바늘을 여러 번 꽂아야 하는 과정에서 오염 가능성이 높아 안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등 여러 문제점이 야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장 훈 대한소아과개원의협의회장은 “덴마크의 경우 지난 92년까지만 치메로살이 함유된 백신을 사용했으며, 미국은 99년 CDC(질병관리본부)가 치메로살을 줄이거나 없는 백신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고, 영국역시 2003년 의약품담당 국가기관인 MHRA가 백신에 함유되 치메로살의 양을 줄이거나 없앨 것을 요구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백신이 정말 안전하다고 해도 수은중독의 잠재적인 위협을 감소시켜야 한다는 명제만으로도 치메로살의 사용을 줄여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는 식약청이 자의적인 잣대로 의약품의 효능성을 평가하고 객관적인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대?⊙?방식의 백신정책은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의학계역시 국민건강을 위해 보건당국에 눈치를 보지말고 바람직한 제언을 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하며, 이유를 불문하고 사태악화의 원인을 제공한 식약청이 의료계에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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