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썰물처럼 충무로를 빠져나간 상황에서 영화사업을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사업확대를 발표한 CJ엔터테인먼트 그룹의 이강복(46·사진) 본부장은『한국영화 투자확대와 멀티플렉스 극장구축을 통해 국내및 아시아 영화배급 메이저사로 거듭나고, 케이블TV 음악채널 M·NET과 요리채널(현재 승인신청중)등 MPP(복수채널) 진출과 신규사업등을 다각도로 준비하고있다』고 밝혔다.이 본부장은 95년 미국 드림웍스에 3억달러(현재 1억3,000만달러)를 투자하며 영화업과 방송업에 뛰어든 제일제당이 그동안 독립적으로 사업을 펼쳐왔던 영화·캐릭터·케이블TV·음반사업 등을 총괄, 각 사업의 통일적인 마케팅과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아래 CJ엔터테인먼트 그룹을 재구축하고 그 첫번째 사령탑으로 들어선 인물이다.
그는 『막연한 해외투자보다는 최근 급성장한 한국영화·방송·음반 등에 투자, 영상산업 인프라의 성공적인 구축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하고, 『직접 시나리오도 일일이 검토하지만 젊은 N세대들의 감각을 따라가는 것은 무리』라면서, 『젊은 직원들의 재기발랄한 창의력과 개성을 발휘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고 그들의 의견을 종합,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할 것같아 이메일을 통한 격의없는 의견교환을 자주 한다』고 덧붙였다.
2004년까지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CJ엔터테인먼트는 영화부문에 한국영화 500억원, 극장사업 2,500억원, 케이블TV 사업에 500억원, 음반같은 신규사업에 500억원을 투자한다. 할리우드의 메이저 스튜디오 같은 종합 제작·배급 시스템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본보 11월24일자 참조)
또 국내 배급에서는 매년 제작비를 투자한 한국영화 10여편 외에도 배급대행사를 통해 최소 15편의 한국영화를 배급하고, 10편의 드림웍스영화를 함께 배급함으로써 연간 20여편의 영화를 배급하는 국내최대 배급사로 입지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지금 한국영화계는 제일제당이 97년 첫발을 내디딘 그때와는 달리 많은 변화를 겪었다』면서 『검증된 좋은 프로듀서들이 많고 시장점유율 도 40%에 이르는등 큰 시장으로 급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면서, 『산업화는 수요창출이고 그 수요창출은 어디서나 만날수 있는 극장의 확대』라고 설명했다.
빌리지로드쇼와 합작으로 96년 12월에 설립한 CJ골든빌리지와 지난 3월 설립한 제일빌리지를 통하여 CJ엔터테인먼트는 2004년까지 총20여 지역에 200개 이상의 스크린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4월 개장한 서울 구의동의 CGV강변11은 객석점유율 80%를 보여 국내 멀티플렉스의 성공사례로 통한다. 특히 CGV강변11은 첨단 사운드시설등을 통해 낙후된 관람환경을 개선하고, 신규수요를 창출했다. 수요기반 구축을 통해 한국영화의 규모와 질을 높이며 산업도 키우면서 점점 쇠퇴해가는 홍콩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시장을 점유한다는 것이 CJ엔터테인먼트의 청사진이다. 또한 이달에 선보일 CJV인천14는 「슬로프타입」과 「스타디움스타일」등이 국내에선 새롭게 등장해 관심을 모은다. 이들의 경우는 천장 높이가 17M이상으로 높다.
『한 작품의 100개이상 배급은 적합하지않다』는 이 본부장은 『극장도 이익을 얻고 제작사도 좋은 효과를 얻는 윈-윈 개념의 배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60개관이 꽉차 관객들의 손님도 많고 작품성도 높다는 입소문이 효과를 보는 것이지, 100개관을 한꺼번에 풀어도 객석점유율은 낮고 입소문도 좋지 않다면 극장만 여러개로 나뉘어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