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경기 상승세가 지난 1ㆍ4분기를 정점으로 둔화하고 체감 생활형편도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특히 고소득층의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하반기 내수회복 기대보다는 ‘더블 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ㆍ4분기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생활형편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전분기 73에서 69로 떨어졌다. 이는 2000년 4ㆍ4분기의 66 이후 3년6개월 만의 최저치다. CSI가 100 이상이면 경기나 생활형편이 나아질 것으로 생각하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뜻이고 100 이하이면 반대를 의미한다.
6개월 후의 생활형편전망CSI도 전분기 84에서 80으로 추락, 2000년 4ㆍ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망CSI는 2002년 1ㆍ4분기 이후 계속 하향추세를 보여 경기 비관론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소득 300만원 이상 고소득층에서 현재 느끼는 생활형편과 앞으로의 소비지출 전망이 가장 크게 하락했으며 목적지출별로는 자녀 교육만 빼고 ‘안 입고 안 먹고 안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분석팀장은 “경기회복 시기가 내년 2ㆍ4분기로 늦춰지고 더블딥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가 이날 발표한 ‘3ㆍ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EBSI)’ 조사 결과 EBSI는 123.8로 1ㆍ4분기 135.2, 2ㆍ4분기 126.4로 내려앉은 뒤 또다시 감소했다. EBSI가 100 이상이면 전분기보다 수출경기를 밝게 보는 의견이 많다는 뜻이지만 2분기 연속 감소해 수출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낳았다.
손철기자 runir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