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수넘치는 전주로 막이 오르면, 무대는 여주인공 비올레타의 고급살롱. 손님들이 모여들어 화려한 무도회가 열린다. 그때 가스톤 자작의 안내로 알프레도가 들어온다. 이 새 손님을 맞아서 일동은 각기 제자리에 가서 앉는다. 그리고 주빈인 알프레도에게 노래를 청한다. 그는 일어서서 술과 사랑을 찬미하는 `축배의 노래`를 부른다. 그의 노래에 이어 합창이 계속되고 마지막절은 비올레타가 받아서 부른다.
노래가 끝나고, 옆방에서 왈츠가 들려오자 모두들 그리로 간다.
비올레타는 갑자기 빈혈을 일으켜서 혼자 남는다. 알프레도가 그녀의 몸을 염려해서 다시 나타난다. 그는 비올레타의 방종한 생활을 충고하면서 1년전부터 간직해온 애정을 고백한다.
비올레타는 세상을 보는 눈이 순박한 청년의 말을 비웃는다. 그리고는 가슴에 꽂았던 동백꽃을 건네주며 `안녕`이라 한다. 무도회가 끝난 살롱 안. 혼자 쓸쓸히 소파에 몸을 던진 비올레타의 가슴을 알프레도의 그림자가 밟고 지나간다. 그것이 사랑임을 깨닫는 비올레타. 아리아 `아, 그대던가`를 부른다. 그것이 사랑임을 깨닫고 기쁨에 충만한 자신을 발견한다.
리골레토와 알프레도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국내 오페라단의 주요 레퍼토리다. 출연진들을 바꿔가면서 매년 무대에 올려지지만 내용에 진부함과 식상한 무대로 관객동원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오페라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코리아뮤페라 컴퍼니(단장 박혜경)와 서울경제신문이 주최하는 뮤페라 `라 트라비아타`가 10월1일부터 3일까지 서울 양재동의 서울교육문화회관에 올려진다. 뮤페라는 뮤지컬과 오페라의 합성어로 다양해지는 크로스 오버 무대의 일종이다. 뮤지컬 음악의 자유를 가진 다양성과 전통적 형식을 가진 오페라가 만나 현대인의 눈과 귀를 즐겁게하면서 대중화를 꾀하는 일종의 실험무대다.
코리아뮤페라 컴퍼니는 지난 6월 `라 트라비아타`를 팝페라로 새롭게 선보였던 단체. 이번 뮤페라 무대는 `라 트라비아타`의 기본골격을 그대로 가져오지만, 10여곡의 음악을 편곡했고, 뮤지컬의 요소인 댄스도 곁들여진다. 댄스는 왈츠 등의 고전이 아니고 파격적인 탭댄스와 재즈댄스다. 연주를 맡은 앙상블에도 현과 신디사이저가 공존한다. 가사는 한국말로 번역돼 불려지고 각 가수들은 미니 마이크를 달고 대사전달에 공을 들인다.
알프레도역에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주연 팬텀역을 성공적으로 연기한 윤영석이 출연한다. 리골레토에는 김소현이 맡았다.
박혜경단장은 “`여자의 마음`이 CF송으로 불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 음악이 오페라 `리골레토`의 삽입곡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았듯이 많이 불려지는 오페라 아리아나 듀엣곡들이 어디의 음악인지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번 우리 무대는 `축배의 노래`등 10여곡의 음악들을 편곡해 불려지면서 `라 트라비아타`의 전체 음악들이 새롭게 들려지고 21세기 대중의 욕구와 부합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02)573-9195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