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외국계銀 부산·대구등에 잇따라 열어…토착銀에 도전장
| 구안숙(왼쪽 다섯번째) 국민은행 부행장이 9일 대구 지역에 처음으로 문을 연‘대구PB센터’ 개점식에서 대구 지역 상공인들과 함께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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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프라이빗 뱅킹(PB) 시장이 서울등 수도권에서 지방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부산지역에 국민ㆍ우리ㆍ신한ㆍSC제일은행 등이 잇따라 PB센터를 내고 영업을 시작한데 이어 대구에서도 국민ㆍHSBC 등 시중 은행과 외국계 은행들이 PB센터를 내고 지방은행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졌다.
대구ㆍ부산 등 지방은 전통적으로 지방은행과 농협이 철옹성을 구축하고 있어 시중 은행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곳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시중 은행들이 프라이빗뱅킹(PB) 센터를 오픈 하는 등 지역을 중심으로 거점을 넓혀가고 있다.
지방 역시 수익증권이나 방카슈랑스 판매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데다, 거액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자산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대문이다. 또 PB 사업을 확대해 지방의 잠재 금융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고도의 계산의 깔려 있다. 따라서 고객을 지키려는 지방 은행들과 이를 빼앗으려는 시중 은행들 사이에 한판 전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국민은행은 9일 대구 시내 중심가인 반월당 동아쇼핑 11층에 ‘대구 PB센터’를 개점했다. 대구 PB센터는 국민은행의 PB브랜드인 ‘골드 앤 와이즈(GOLD&WISE)’의 17번째 점포로 지방에서는 부산, 대전에 이어 세 번째다. 반월당 동아쇼핑은 대구시내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의 교차 환승역으로 대구 시내의 대표적인 번화가다. 백화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을 중심으로 세무, 부동산, 재테크 상담 등 전문적인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김진이 국민은행 PB사업부 대리는 “대구지역의 대표적인 쇼핑가에 전문 PB센터를 오픈 함으로써 고객들은 백화점 쇼핑과 함께 PB센터 방문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지역에는 대구은행이 140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은행은 은행 본점 등 일부 점포에 VIP룸을 가지고 있지만 시중 은행들처럼 PB센터를 가지고 있지 않다.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대구 시내 번화가에 본격적인 PB센터를 개점함으로써 알부자가 많기로 유명한 대구지역의 거액 자산가들을 공략하겠다는 게 국민은행의 생각이다. 하루 앞서 지난 8일에는 HSBC가 대구 수성동에 지점을 내고 영업을 시작했다. 이처럼 시중 은행들이 PB센터 개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고 품격 자산관리 서비스로 큰 손 고객들의 자금을 먼저 빨아들인 다음 지역의 잠재금융 수요를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대구은행은 적지 않게 긴장하는 듯하면서도 수성에 자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오동수 대구은행 PB팀장은 “지난해 초에도 씨티은행이 지점을 내고 미국식 PB영업을 개시했지만, 지역 밀착 영업을 해온 대구은행으로써는 별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구은행 역시 국민은행 등에 맞서 내년 중으로 PB센터 2개를 대구지역에 오픈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임 팀장은 “국민은행은 기존에 대동은행을 인수해 영업을 하고 있는 만큼 씨티와는 다를 것”이라며 “시중은행들이 부산을 거쳐 대구로 입성할 것으로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들어올 줄을 몰랐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은행의 대구PB센터는 갤러리 뱅크를 표방하고 있으며 이우환, 김일해, 곽훈, 김용익 등 대구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구안숙 국민은행 부행장은 “명실상부한 자산관리 전문 PB센터로서 보다 다양한 상품 판매로 고객의 수요에 부응할 계획”이라며 “자산관리 서비스와 동시에 유명 화가의 예술작품도 감상할 수 있는 여유로운 공간도 함께 제공해 PB고객의 문화적인 욕구도 동시에 충족시켜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