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企협동조합 회원사와 마찰로 ‘몸살’

중소기업 협동조합들이 회원사 반발로 위기를 겪고 있다. 최근 들어 조합원사들이 협동조합의 주요 사업인 단체수의계약, 전시회 등에 대해 공정성과 효율성 문제 등을 들어 반발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이 같은 문제점을 이유로 지난해 단체수계를 2007년까지 매년 20%씩 줄여 최종 폐지한다는 방침을 세웠고, 올들어 중기청은 종이포대, 축전지, 전화기 등 5개 품목을 단체수계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또 최근 들어 조합이 주최하는 각종 전시회에 주요 업체들이 참가를 꺼릴 뿐더러 참여 회사의 만족도도 떨어지고 있어 국내에서 열리는 조합 주최의 각종 전시회들이 `맥 빠진` 전시회로 전락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수년간 내부 개혁ㆍ개선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돼 온 조합운영의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라며, 과거의 안이한 운영에서 벗어나 조합원사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조합으로 거듭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실제로 전기공업협동조합의 경우 지난 19일 일부 회원사들이 비공식 총회를 열어 단체수의계약 물량 편중배분을 문제 삼아 이사장 해임을 결의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미 조합 이사장 및 회사는 이 문제로 검찰조사까지 받고 있는 상태. 업체 관계자들은 “업체를 대변하라고 운영비까지 내고 있는데 오히려 자기네 잇속 챙기기에 바쁜 조합이 유지될 이유가 무엇이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해외수출을 위해 문구, 완구 조합이 매년 10월 열던 전시회의 개최 시기 및 내용을 둘러싸고 조합원사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열렸던 전시회에 주요 업체들이 참가하지 않았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참가했던 업체들도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문구조합과 완구조합은 10월을 전후해 홍콩, 대만, 일본 등에서 대형 전시회가 열리는 것에 맞춰 그 동안 매년 10월께 전시회를 열었다. 하지만 이미 수년 전에 홍콩과 일본의 전시회가 1, 3월로 개최시기를 변경했기 때문에 이 같은 주장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또한 문구조합의 경우 지난해 단체수계 물량 불공정배분 사실을 적발당하기도 해 조합원사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 10월에 열린 문구ㆍ완구전시회에서 수출계약을 맺은 업체는 거의 없을 뿐더러, 행사 자체도 내국인을 위한 광고ㆍ홍보 프로그램에 치우쳤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에 돌아가는 이익이 없는 전시회에 매년 연례행사처럼 참가하는 것은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전시회의 목적을 명확히 하고, 업체가 원하는 시기로 개최시기를 조정하는 등 조합측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조합 관계자들은 조합의 열악한 재정상황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마땅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중소기업청이 전국조합 168개, 연합회 23개, 지방 및 사업조합 550개 등 741개 중소기업협동조합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합 대부분의 재무구조가 사실상 파산에 가까울 정도로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조합 관계자는 “조합운영에 대한 불만은 사양산업으로 접어드는 분야일수록 심각하다”며 “이제 협동조합도 단순히 단체수계권을 가지고 조합원사에게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거나, `옛정`을 내세워 전시회 참가를 강권하는 행태에서 벗어나 다양한 수익사업을 개발, 조합원사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조합으로 변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형기자, 현상경기자 kmh20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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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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