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에 성공한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우리금융 민영화 재추진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 회장은 15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 민영화 재추진 의지를 밝히며 "정부의 민영화 일정이 나오면 우리금융은 지난해처럼 투자자를 모집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영화 방안으로는 블록세일이나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 등을 제시했다.
이날 오전 오종남 우리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장은 서울 회현동 우리금융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 혹독한 시험을 거쳐 (연임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그저 열심히 해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투자증권 분리매각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흐름이 투자은행(IB)보다 CIB(기업금융 중심의 투자은행)나 상업은행(CB)으로 가는 분위기"라며 "그렇게 하는 것이 자금조달에도 용이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 민영화 문제와 관련해 "우리투자증권 분리 논의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고 밝히면서 분리매각 가능성을 제기한 데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재임기간 함께할 차기 우리은행장 등 경영진 구성 문제에 대한 질문에 이 회장은 "(회장과 일체감을 갖고 갈 수 있는 인사가 필요한 만큼) 그렇게 가지 않겠냐"고 답했다. 이어 그는 "지난 2008년 6월 취임 후 첫 2년간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수습하고 회복하는 데 할애했다"며 "이제 위기를 극복하고 정상화한 만큼 3년 전 취임했을 때 기획했던 부분들을 추진해 새 임기 내에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필요하면 부회장을 선임할 수 있다는 구상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금융은 회장ㆍ부회장ㆍ전무ㆍ상무 순으로 구성돼 있으나 박병원 전 회장 때부터 적임자가 없다는 이유 등을 들어 부회장을 임명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