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시 '고이즈미 힘실어주기'

美.日정상회담… "신뢰할수있는 지도자" 개혁지지일본 경제 회생문제와 대테러 대처 방안 등이 중점 논의된 18일 미ㆍ일 정상회담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개혁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일본의 경제 위기 타개와 관련, 부실채권 정리가 중요하다고 언급하는 등 일본 경제 회복이 갖는 의미를 재차 강조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고이즈미 총리에 힘을 실어주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 부시, 고이즈미 개혁 정책 지지 부시 행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줄곧 일본 경제에 대해서만큼은 불간섭주의를 견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본의 경제 침체가 더욱 심화되고 금융부문의 부실 문제가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하면서 백악관 주변에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기류가 팽배해 왔다. 특히 부시 행정부의 안보 담당자들 역시 일본의 경제 위기 및 경제력 약화가 아시아 안전보장 전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면서 부시 대통령의 이번 방일은 일본에 경제 개혁 압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를 '좋은 개혁자'로 지칭하면서 특히 "그는 능력 있으며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라고 언급, 고이즈미 개혁에 대한 지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 ◆ 대 테러 전쟁 등 정치적 실리 고려 이번 미ㆍ일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고이즈미 개혁 지지를 선언한 것은 미국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상당한 관련이 있다는 게 국제 관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경제 위기가 가중되면서 정치적 지지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고이즈미 총리를 흔들기 보다는 껴안기를 통해 대 테러 전쟁에서의 일본 협력 유인등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실제 일본은 미국의 대 테러 전쟁 수행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해 온 국가며 아프가니스탄 재건기금으로도 상당한 액수를 내놓은 상태다. 특히 유럽이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발언을 일방주의로 몰며 상당한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태에서 일본의 협력은 더욱 절실하다는 게 국제문제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물밑 개혁 압력은 지속될 듯 부시 대통령이 이처럼 정치적인 이유로 고이즈미 껴안기에 나섰음에도 일본의 경제 개혁에 대한 미국의 압력은 물밑에서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은행의 부실채권 문제, 이로 인한 주가ㆍ 엔화ㆍ채권 가격 하락 등 이른바 트리플 약세로 세계 경제는 물론 당장 미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에서는 미 재무부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중심으로 일본이 위기 관리에 실패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기 위한 대응책을 극비리에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는 상태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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