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지니텍/반도체공정기술 ‘따라올자 없다’(떠오르는 벤처기업)

◎과감한 재투자등 장비개발 박차/보유특허만 9건 두산등 대기업서 로열티 받기도월트니즈니사의 만화영화 「알라딘」에는 램프의 요정 「지니」가 등장, 알라딘의 수호신 역할을 하며 꿈을 이뤄준다. 우리나라 벤처기업의 메카로 불리우는 대전 대덕연구단지에도 램프의 요정 「지니」와 비슷한 이름의 벤처기업이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출신의 반도체 분야 석학 4명이 창업한 지니텍(대표 이경수·38)이 그 주인공. 창업 1년만에 이들 창업자들의 꿈을 이뤄주는 발판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램프의 요정 「지니」와도 견줄만하다. 「지니텍」이란 상호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마지막 글자인 「지」와 「니」에다 기술을 의미하는 「텍」을 붙힌 것이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생명을 잉태하듯이 새로운 기술을 탄생시켜 기술력으로 세계를 석권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들의 꿈은 허황된 것이 아니다. 이경수사장을 비롯한 창업자 4명은 ETRI연구원당시부터 반도체 공정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해 왔다. 창업당시 이들이 보유한 특허만도 9건. 창업후에도 반도체 공정 분야 특허 5건을 출원했다. 전세계적으로 아직까지 사용되고 있지 않은 신기술들이다. 반도체 공정장비분야의 원천기술이 지니텍의 무기이자 재산이라고 할 수 있다. 『지니텍은 창업 멤버들의 전공분야부터 다양합니다. 재료와 전자 화공 그리고 물리분야가 결합돼 반도체장비의 공정에서부터 설계까지 완벽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지니텍을 이끌고 있는 이사장은 반도체 공정장비분야에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이들의 자신감은 국내반도체업계에서 거부감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니텍은 지난 4월 두산기계와 반도체 제조장비개발에 관한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웨이퍼평탄장치인 CMP(Chemical Mecanical Polishing) 핵심기술을 지니텍이 제공하고 두산은 자금과 반도체제조장비의 생산을 전담한다는 내용이다. 지니텍은 이 계약을 통해 기술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 국내 굴지의 그룹사가 지니텍의 기술력을 인정한것이다. 최근에는 또 LG반도체와 시분할 화학증착 박막장치 (Cyclic­CVD)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8억5천만원. 지니텍의 지난해 매출액인 3억7천만원에 두배가 넘는 액수다. 이 계약은 지니텍 창업이래 처음 맺은 상업적 계약으로 한번에 대규모 매출을 일으킨 의미있는 「사건」이었다. 『두산기계와의 협력으로 지니텍은 기술력을 인정받게됐습니다. 기술협력 조인식 이후 대외적으로 신용도가 높아져 자금융통도 훨씬 쉬워졌고 내부적으로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LG반도체와의 장비공급 계약으로 대규모 매출을 일으키게돼 기술개발에 보다많은 투자를 할수 있는 재원을 확보하게됐습니다』 이사장은 LG반도체와의 계약체결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외국의 반도체 장비를 베껴가지고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지니텍은 지금까지 전세계에 존재하지 않은 장비를 개발해 내고 있습니다. 틈새 시장을 공략할 생각도 없습니다. 우리고유의 반도체 장비기술로 세계시장에 당당히 도전하겠습니다』 이사장의 꿈은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휴렛팩커드와같은 세계적인 기업을 일궈내는 것이다. 그래서 기술투자에는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과감하다. 지난해 매출 3억7천만원 가운데 3억원을 기술개발에 재투자했다. 특허 출원비용만도 연간 1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벤처기업으로 세계시장에서 성공한 모습을 미래의 벤처기업가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이사장은 일부 국내 벤처기업들이 거품을 일으키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하며 지속적인 연구개발보다는 한건의 사업으로 돈을 벌어보려는 한탕주의식 벤처기업들이 우량 벤처기업으로 대접받고 있는 풍토가 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니텍의 올해 예상매출액은 20억원. 대전 4공단에 3백평규모의 공장 부지도 확보했다. 옹색한 사무실에서 벗어나 번듯한 공장과 사무실도 갖출 예정이다. 하지만 근본은 「기술」에 있다는 것을 항상 잊지 않으려는 이사장의 모습에서 진정한 벤처기업가의 정신을 엿보게하고 있다.<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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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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