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특별기고] 세상을 바꾸는 힘, 디지털 비즈니스

사람·사물의 네트워크, 수많은 사업기회 만들어 적응 못하는 기업은 도태

피터 손더가드 가트너 글로벌 리서치부문 수석 부사장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기존 사업을 혁신하거나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드는 이른바 '디지털 비즈니스'가 올해도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트너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사라진 곳에서 새롭게 생겨나는 사업을 디지털 비즈니스라고 이름 붙였다.

디지털 비즈니스는 과거 인터넷 비즈니스와 비슷한 듯 보이지만 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인터넷 비즈니스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에 초점을 맞췄지만 디지털 비즈니스는 사물과 사물 간 대화에 중점을 둔다는 점이다.


모든 사물이 네트워크로 소통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가트너는 오는 2020년까지 300억개가 인터넷에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사람들이 쓰게 될 73억개의 기기보다 월등히 많은 숫자다. 이는 사람이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사물들이 스스로 소통하고 판단을 내리면서 청결 유지, 수리, 교체 등 기본적인 유지·보수를 한다는 의미다.

IoT의 폭발적 성장으로 인터넷 역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사람보다 사물이 인터넷에 더 많이 연결되면서 기업환경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 비즈니스를 어떻게 시작할 것인지 고민한다. 가트너는 이에 대해 "비즈니스 기회가 만들어지는 순간을 주목하고 그 순간을 향해 뛰어들 것"을 제안한다.


가령 미래의 교통사고를 가정해보자. 사고가 나면 스마트폰이 갑작스러운 감속을 감지하고 옷에 장착된 센서로 탑승자의 몸상태를 확인한다. 신체 데이터는 비상연락망을 통해 가족 등에게 전송되고 스마트폰이 구조센터로 전화를 건다.

관련기사



차량 시스템은 자동으로 피해상황과 사고현장 주변의 동영상을 수집해 소방서·경찰서·병원·견인업체·보험회사 등 필요한 곳에 보낸다. 그러면 여러 곳의 보험사와 견인업체가 견적서를 보낸다. 스마트폰은 이를 분석해 최적의 조건과 혜택을 제안한 곳과 직접 협상해 계약을 체결한다. 이후 구급차가 탑승자를 병원으로 후송하고 사고 소식은 문자메시지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주변에 알려진다. 이후 사고처리 과정과 모든 정보가 법률회사로 보내져 엄정한 평가를 내린다.

이 같은 '교통사고 시나리오'에는 기술과 관련된 수많은 비즈니스 기회가 담겼다. 기술은 단순한 지원도구가 아닌 혁신의 원천이자 비즈니스 기회다. 가트너가 말하는 비즈니스 순간도 '기술로 생겨난 찰나의 비즈니스 기회'인 셈이다.

비즈니스 기회는 사람·사물·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과 생태계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활동의 촉매 역할을 하고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불가능했던 사업을 계획하고 시행할 수 있게 한다. 삶의 모습과 산업의 성격, 정부기관의 정책과 태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제는 비즈니스 기회를 직접 실천하는 일만 남았다. 또 사람·사물·사업 등 모든 것을 통합하는 거대한 인프라를 만드는 프로젝트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들이 전 세계 네트워크에 연결되면 지금까지의 모든 비즈니스 전제가 무너지는 등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뛰어난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갖췄다. 디지털 비즈니스를 위한 기술과 환경이 이미 갖춰진 셈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 수많은 비즈니스 기회가 생길 수 있다. 문제는 기업들이 디지털 비즈니스를 미래의 청사진으로 바라보는 까닭에 현재의 사업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점이다.

가트너는 앞으로 2년 안에 디지털 비즈니스를 구현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한국 기업들도 디지털 비즈니스가 당면한 현실임을 직시하고 지금 당장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서 바로 시작해야 한다. 그런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 한국의 디지털 비즈니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