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을 포함한 한국의 은행들이 여전히 인도네시아 진출에 관심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한국 은행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입해 영업을 하려면 적어도 2개 이상의 은행을 인수해야 합니다."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의 이만샤 금융전략국장을 자카르타에서 만났다.
이만샤 국장은 "현재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은 은행산업 재편을 위한 청사진을 짜고 있다"며 "오는 2017년까지 현재 118개의 은행을 50개까지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해외 은행들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할 때 현지 은행 하나만 인수하면 됐지만 이제는 그 이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의 최근 관심은 어떻게 현지 부실은행을 줄이느냐 하는 것이다. 그 최적의 방법으로 인도네시아에 진출을 원하는 타국 은행에 현지 은행 인수를 권하고 있다.
이만샤 국장은 한국계 은행의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은 철저히 국가 간 '호혜주의'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에서 은행을 인수하는 것은 인도네시아 은행의 한국 진출과도 연관이 있다"며 "OJK는 한국 은행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들어오는 동시에 한국 진출을 원하는 인도네시아 은행도 한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밝혔다. 이런 맥락에서 오는 10월 인도네시아 BNI(Bank Negara Indonesia)은행의 한국 진출이 예정돼 있다.
이미 진출한 우리나라 은행의 성장세 역시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의 관심거리다. 그는 "하나·외환은행의 경우 거의 매년 자산이 두 배씩 증가하고 고용과 중소기업 대출실적도 좋아 관심 있게 성장을 지켜보고 있다"며 "또 우리은행의 경우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은행들이 통상 하위권에 있는 소형 은행을 인수합병(M&A)하는 데 반해 40위권의 중대형 은행을 M&A한 사례여서 이후 행보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금융당국과 마찬가지로 OJK 역시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그는 "부실은행 정리와 은행 M&A에 건전성만큼이나 중요한 기준이 중소기업 대출 정도"라면서 "은행은 올해의 경우 전체 대출의 5%를 중소기업 대출에 할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OJK는 중소기업 대출을 점점 늘려 내년 10%, 2017년 15%, 2018년에는 20%까지 올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