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 한국통신 등 이른바 빅 5종목이 장을 주도하는 기관화 장세가 심화하면서 증시에 탄력이 붙고 있다. 4일 지수가 장중한때 800선을 넘어서면서 단기적인 조정장세가 마무리된 것 아니냐는 성급한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리고 빅5가 주도하는 장의 기세로 미루어 지수가 전고점인 814포인트를 다시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 관측도 있다.그러나 지수상승과정에서 개인이 선호하는 중소형주들이 철저히 소외됐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따라 개인들의 투자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는한 기관과 외국인들만이 웃는 부익부빈익빈의 장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팽배해지고 있다.
지수의 탄력에 불구하고 「빅5주도장」이라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증시 한켠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 상승장은 한마디로 빅 5를 중심으로 한 대형 블루칩장세라고 표현될 수 있다. 주식형 펀드로 대거 자금이 유입되면서 기관, 특히 투신권이 포트폴리오 구성과정에서 핵심 우량주만을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을 생각하기엔 증시주변자금이 너무 많다. 실제 주식형 펀드잔고는 4월말 18조4,032억, 5월말 23조7,046억원으로 하루 평균 2,300여억원씩 급증하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기관화장세가 가속화하면서 그동안 우려돼던 6월 증자물량 압박은 상당부분 해소됐다면서 내주중 전고점을 돌파하고 소폭의 조정을 거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우증권의 하태봉 시황팀장은『전고점을 찍은 후 780선까지 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 금리인상, 위안화 절하 등 해외악재가 터지지 않는한 빅 5종목의 매기가 LG전자, SK 등 중가권 블루칩으로 확산되면서 지수는 다시 상승탄력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다. 내주 지수조정을 거치더라도 블루칩은 계속해서 강세를 보이거나 잠깐 쉬어가기 수준에 그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현대증권 노선(盧善) 법인영업팀 과장은『그동안 장을 비관적으로 보던 선물시장 참가자들이 내주 선물만기일을 앞두고 의외의 현물시장 강세가 지속되면서 매수쪽으로 포지션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신의 장동헌(張東憲) 펀드매니저는『기관들은 신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포철 등 빅 5종목을 펀드총액의 30~40%정도 매입하는 것이 기본이다』며『신규자금이 속속 유입되는 만큼 이들 블루칩은 상승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들 빅 5는 펀드매니저들이 정해놓은 목표가격에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현대투신의 이재영(李宰榮) 수석펀드매니저는『빅 5는 모범적인 구조조정으로 상당한 실적개선이 기대된다』며『포철은 15만원, 삼성전자는 20만원이 목표가격대다』고 말했다. /이병관 기자 COME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