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진 50대 초반 포진 세대교체도대우그룹의 회장·사장단 인사는 「해외지역본사제」출범에 맞춰 최고경영진의 대부분을 해외로 전진배치, 「세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또 이를통해 국내에서는 「부문별 회장제」를 폐지, 회장친정 체제를 강화하고 주력사 사장단을 젊은층으로 대거 교체, 조직효율화와 자연스런 세대교체를 동시에 추진하기로 한 것도 의미가 크다.
대우는 서형석 (주)대우무역부문회장, 허준 대우증권회장등 단 2명을 제외하고 윤영석 그룹총괄회장을 비롯 김태구 회장, 배순훈 회장, 이경훈 회장, 장영수 회장 등 대우는 물론 국내 관련업계를 대표할 만한 전문경영인 회장단(상담역 2명)을 해외로 전진배치시켰다. 이는 해외마케팅 활동을 더욱 강화해 해외사업장을 국내보다 더 비중을 두겠다는 구상으로 보면 된다.
대우의 이같은 대규모의 파격적인 인사는 예상돼 온 것이다.
김우중 회장은 오래전 부터 「국내 소장파해외 시니어」를 강조해왔다. 특히 지난 3월22일 그룹창업 30주년을 맞아 『폴란드 등 해외각국에 지역본사를 설립, 이곳에 경륜과 경험을 겸비한 최고경영진 배치하고 국내사업장은 젊은 층에게 책임을 맡기는 세대교체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단행된 인사는 김회장의 이같은 의지를 그대로 담고 있다.
대우는 이번 인사에 따라 내년부터 폴란드, 수단, 우즈베키스탄, 프랑스 등 21개국에 해외지역본사제 체제를 구축,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게 된다. 대우는 당초 해외본사를 15개 정도로 추진했으나 21개로 최종결정했다. 이는 해외사업을 보다 넓고,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김회장의 의지로 볼 수 있다.
이번 인사에서 관심을 끄는 또 하나는 최고경영자의 전진배치에 맞춰 대우중공업 기계·조선부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력사 사장단을 바꿔 국내경영진의 세대교체를 단행했다는 것이다. 특히 과감한 세대교체를 통해 국내조직을 활성화하고 조직의 효율화를 도모한다는 방침에 따라 전주범 대우전자 상무(45)를 사장으로 3단계 승진발령하는 등 전격적인 발탁인사도 단행했다. 이는 지난 95년·이일쇄 사장이 상무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3단계 승진한데 이어 두번째다. 또 장병주 (주)대우 부사장을 포함한 6명의 임원을 각 계열사 사장으로 승진발령하면서 세대교체를 도모했다.
대우측 관계자는 『이에따라 그동안 50대 후반이던 국내 최고경영진의 연령이 50대초반으로 크게 낮아지게 됐다』고 밝혔다. 대우 관계자는 또 『경험이 많은 최고경영진에 해외경영을 맡겨 세계경영의 관리강화 및 신규사업확대를 도모한다는 것이 이번 인사의 특징』이라며 『IMF 금융지원등 경제위기상황에서 조직축소나 감원대신 임원들의 해외파견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열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인사서 부문별 회장제를 폐지하고 젊은 경영진들을 포진시킴으로써 국내사업에 대한 김회장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이용택 기자>
◎대우그룹 인사이동 내역
◇국내 <상담역> ▲(주)대우경제연구소 김성진 ▲(주)대우 무역부문 이석희 <사장>▲(주)대우 건설부문/해외 및 총괄관리 윤원석 ▲(주)대우 무역부문 자동차수출담당 석진철 ▲대우자동차 강병호 ▲대우정밀 양재신 ▲(주)대우 무역부문 장병주 ▲(주)대우 건설부문 한용호 ▲대우자판 정주호 ▲다이너스클럽코리아 정해영 ▲대우기전 배길훈 ▲대우전자 전주범 ▲오리온전기 김영남 ▲회장비서실 김욱한 ▲〃 박동규
◇해외 <지역본사 사장> ▲미국 윤영석 ▲중국 이경훈 ▲베트남 장영수 ▲폴란드 김태구 ▲프랑스 배순훈 ▲모로코(총괄) 박성규 ▲모로코(전자담당) 남귀현 ▲일본 박룡근 ▲우즈베키스탄 이관기 ▲루마니아 권오준 ▲멕시코 양재렬 ▲파키스탄 이일쇄 ▲우크라이나 최정호 ▲카자흐스탄 최계룡 ▲인도 박성학 ▲미얀마 엄길용 ▲홍콩 정민길 ▲러시아 김억년 ▲불가리아 최영상 ▲체코 정길수 ▲리비아 유태창 ▲남아프리카 권용구 ▲콜롬비아 이철수 ▲이란자동차판매법인 이종성
◎발탁인사전주범 대우전자사장/올 45세… 상무서 3단계 진급
대우그룹의 인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대우전자 대표이사에 선임된 전주범 사장. 국내사업장의 세대교체 방침에 따라 상무에서 사장으로 3단계나 뛰었다. 올해 나이 45세. 경기중·고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후 미일리노이즈대학 MBA출신인 전사장은 74년 대우실업에 입사, 수출에서 잔뼈가 굵은 무역통. 85년 회장실에 근무하면서 김우중 회장으로 부터 능력을 인정받았고, 대우전자 AV수출부장으로 가전 수출확대와 해외 마케팅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 그는 지난 95년 상무(유럽사업단장)에 진급한 뒤 2년여만에 사장에 발탁됐다.
대우그룹측은 『젊은 경영인의 발탁승진을 통한 세대교체와 국내조직의 활성화를 위해 전상무를 사장으로 발탁했다』며 『전사장이 앞으로 대우전자조직의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세계화를 더욱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이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