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작년 12월 산업활동 동향] 3분기 바닥은 확인, 회복속도 이견 여전

생산ㆍ소비ㆍ투자 등 경제의 3대지표가 작년 12월 한꺼번에 상승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 키우고 있다. 불과 한달전인 11월에는 3대 지표가 모두 뒷걸음친데다 내수가 60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 불안감을 키웠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오락가락 지표에 엇갈리는 경제전망`이다. 하지만 생산의 두자릿수 증가세, 도ㆍ소매판매와 투자감소폭의 완연한 축소, 동행지수와 선행지수 오름세 등 12월 지표가 워낙 좋다보니 정부나 그동안 경제회복에 회의적이었던 민간경제전문가 모두 일단 `봄(春)`이 오고 있는 신호로 해석해 주목되고 있다. ◇수출주도의 지표호전=수출이 주도했다고 하지만 일단 생산증가율이 두자릿수대로 반등했다. 12월 산업생산은 작년 동월에 비해 10.4%나 늘었다. 2003년 12월(11.4%) 이후 1년만에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산업생산의 78%를 차지하고 있는 3대품목이 제역할을 톡톡히 했다. 반도체(44.0%), 영상음향통신(21.4%) 자동차(13.4%)가 모두 제몫 이상을 했다. 조업일수가 늘어난 영향도 적지 않지만 결국은 수출덕분이다. 수출증가율은 무려 22.4%에 달했다. 수출물량을 대기위해 생산이 호조를 보이며 공장은 활기를 띄었다. 평균가동률(80.9%)이 80%대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현재의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5개월째 증가세를 보인 것이나 선행지수 오름세가 7개월째 이어진 것은 현재의 회복 추세가 이어질 것임을 의미한다. 하지만 10만여개에 달하는 우리 제조업체 중 압도적인 숫자를 차지하는 사무용기계(-21.8)나 의복 및 모피(-15.8) 등은 여전히 감소폭이 커 생활경제까지는 아직 경기훈풍이 전해지지 않고 있음을 보이고 있다. ◇소비ㆍ설비투자 개선조짐=소비와 투자는 여전히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소매판매는 -1.5%로 10개월째, 설비투자는 -2.1%로 증가율이 6개월째 마이너스다. . 그러나 감소폭이 현격히 줄어들고 있다. 특히 자동차연료판매를 제외한 도매(-0.3%)와 소매(-0.2%)의 감소폭이 두드러지게 둔화돼 전년 수준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소비도 바닥을 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도소매판매가 전월에 비해 0.4% 늘며 증가세로 반전한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투자의 경우 건설투자(18.7%)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설비투자(-2.1%)도 전월(-8.3%)에 비해 감소폭이 둔화됐다. 산업생산이 늘면서 현재의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5개월째, 앞으로의 경제상황을 전망하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7개월째 오름세를 각각 지속하고있는 것도 경기상승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작년 3분기 바닥은 확인, 속도엔 이견=좋은 지표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소비와 투자확대여부에는 해석이 엇갈린다. 그동안 빠른 속도로 신장하는 수출이 내수경기에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해 온 정부는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반색하고 있다. 강호인 재경부 경제분석과장은 “우리경제가 작년 3분기에 바닥을 찍고 올라오고 있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반면 소비심리위축세가 여전하고 가계부실로 인해 가계의 실질구매력은 떨어졌다는 점을 들어 비관적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 370만명에 달하는 신용불량자, 카드채문제, 오랫동안 짓눌린 고용사정,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중소기업대출 등이 소비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얘기다. 4월 총선후 전개될 정치상황이 경제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전무는 “지표가 좋아 경기가 바닥을 찍은 것으로는 보이지만 본격적인 경기회복신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반도체와 자동차를 제외하고는 산업 전체적으로 회복세가 확산되지 못했고 투자가 뒤따라야 고용도 늘고 소비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를 기대할 수 있는데 연간 소비증가율(-1.3%)과 투자증가율(-4.6%)이 여전히 `영하권`에 있다는 것이다. 결국 최소한 한달 후인 올 1월 산업활동동향을 살펴봐야 우리 경제의 정확한 상황을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승량기자 s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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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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