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2륜 전동스쿠터 스타트업인 '나인봇'이 이 시장의 원조 격인 미국의 '세그웨이'를 인수했다. 나인봇은 '짝퉁 아이폰'으로 유명한 샤오미가 투자한 회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가오루펑 나인봇 대표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그웨이 인수 사실을 발표했다고 15일(현지시간) 전했다. 거래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나인봇은 이번 인수를 위해 샤오미 등으로부터 8,000만달러(약 870억원)를 투자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오 대표는 이 자리에서 "새로 출범하는 합병법인이 샤오미와 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륜 전동스쿠터는 인체의 움직임을 감지해 균형을 잡아주는 자이로스코프 센서를 이용한 1인용 전동스쿠터로 휴대성과 친환경성 때문에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WSJ는 이번 인수가 단순한 스마트폰 회사를 넘어서려는 샤오미의 사업확장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샤오미는 지난해 12월 11억달러(약 1조1,975억원)의 자금조달에 성공한 뒤 공기청정기·스마트조명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에 투자해왔다.
이번 합병을 두고 중국 기업이 선진국 제품을 모방하는 데서 벗어나 새로운 사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시장 선도자로 거듭나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왔다. 샤오미와 함께 나인봇에 투자한 세콰이어캐피털차이나의 한 관계자는 "중국 기업은 새로운 혁신을 통해서든, 해외 기업을 인수해서든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처음 '짝퉁 세그웨이'로 치부됐으나 결국 세그웨이를 인수해버린 나인봇은 좋은 사례가 된다.
한편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무인항공기 제조업체 DJI도 수억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을 진행하고 있다. DJI는 실리콘밸리 벤처투자 회사들과 자금조달 협상을 하고 있으며 기업가치 평가액만도 100억달러(약 10조9,850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