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미 FTA 여기서 만족해선 안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15일로 발효 1주년을 맞았다.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원화강세라는 악재에도 수출을 버팀목 삼아 13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고 세계무역 8강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미국과의 동맹강화 등 부수적인 효과도 적지 않았다. 수많은 난관을 뚫고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미국과의 무역고속도로를 뚫은 데 따른 성과다.


단정하기 이른 감이 있어도 수치상으로는 FTA의 효과가 분명히 보인다. FTA 발효 후 1년간 대미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 무역수지 흑자는 39.1%나 늘어났다. 농산물 수출도 7.0% 증가한 반면 수입은 16.8% 감소했다. 당초 우려했던 부작용이 크지 않았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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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미국의 대한 무역적자는 1월 20억7,900만달러로 8년2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자동차ㆍ농산물 등의 개방 압력이 더 심화될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FTA 추진도 선점효과를 희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다. 한중ㆍ한중일 FTA 등 경제영토 확대정책의 속도를 더욱 높여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수입확대로 피해를 볼 수 있는 농어업에 대한 지원대책도 차질 없이 이뤄져야 한다.

FTA의 수혜가 국가 전체에 골고루 퍼지도록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아직 많은 중소기업과 국민들로부터 효과를 피부로 느끼기 어렵다는 소리가 나온다. 소외기업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지원책을 강구하고 유통구조 개선과 불공정행위 단속 강화로 소비자의 불만을 해소하려는 정책이 요구된다.

한미 FTA는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일 뿐이다. 면밀하고 냉철한 성과분석과 보완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갈등의 덫에 걸릴 수 있다. 앞으로 FTA가 국익을 극대화하고 지속적인 시장창출과 성장동력의 기회로 남을지는 전적으로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들의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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