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반도체 재기발판 마련할까

◎한·일 업체 16메가D램 감산·수급조절 약효/“3분기부터 국제가 점차회복” 조심스런 전망/미 업계선 “값 더 오른다” “불황극복 한계” 예측엇갈려한국과 일본의 반도체 업체들이 가격하락을 저지하기 위해 16메가D램의 생산과 투자를 지속적으로 축소, 국제시세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반도체시장에서 16메가D램의 시세는 한일업체들이 감산에 들어간 지난해 9월이후 개당 5달러까지 떨어지다 이달 점차 회복되면서 8달러까지 올랐다. 그러나 대만이 오는 6월부터 16메가D램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경쟁관계인 일본업체들이 언제든지 감산계획을 철회할 가능성이 높아 이같은 회복세가 지속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올해 세계반도체시장은 16메가D램의 경우 총공급규모는 18억5천3백만개로 총수요 17억6천3백만개보다 9천만개가 더 많아 5%의 공급과잉 현상을 보이며 가격도 약세권을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하면서 한일업체들의 감산노력이 제대로 효과를 거둔다면 하반기나 내년초에는 수급 균형을 이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정환 반도체산업협회장은 『전체적으로 올해도 어려운 한해가 될 것이다. 그러나 업체들이 나름대로 수급을 감안해 재고조정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PC업체들의 수요가 늘어나면 이르면 올 3·4분기부터는 점차 회복세를 타겠지만 근본적으로 16메가D램으로는 시장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비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의 주시장인 미국에서는 한국업체들이 20∼30% 남짓의 감산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메모리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메모리시장의 35%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업체들의 감산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 삼성전자는 『지난해 계획한 감산정책에 변함이 없다』던 기존입장을 바꿔 『올해도 시황변동에 따라 지속적으로 16메가D램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격이 적정선으로 회복될 때까지 공급량을 신축적으로 감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대전자도 공식적으로는 지난해말 16메가D램 생산량을 월간 1천4백만개에서 1천1백만개로 줄인 뒤 생산조정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하나 생산직 직원들의 대체휴가 등을 통해 출하량을 조절하고 있다. 현대전자는 메모리생산조정을 계기로 그동안 자체적으로 추진해온 비메모리제품 개발과 생산작업을 보류하고 미국현지법인인 심비오스사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키로 하고 전용라인구축작업을 벌이고 있다. LG반도체도 지난해말 16메가D램의 표준품생산을 예정량 1천만개에서 8백만개로 줄이는 대신 생산라인을 전환해 2백만개의 고속D램을 생산한데 이어 올해도 표준품생산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LG는 또 장기적으로 구미공장을 비메모리전용공장으로 전환한다는 방침 아래 지난해 노후화된 4인치웨이퍼 가공라인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첨단 비메모리제품인 미디어프로세서생산라인을 구축한다. 일본의 도시바·히타치·후지쓰 등 일본의 주요반도체업체들도 올해 16메가D램가격의 회복이 어렵다고 보고 설비투자를 10∼20% 정도 축소키로 하는 등 수급조절에 적극 나서고 있다. 양국 업체들의 이같은 투자조정과 감산계획에 따라 미국의 PC생산업체들 사이에는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돌면서 사재기현상도 부분적으로 일고 있다. 그러나 뉴욕 증권가에서는 한국업체의 감산설, 일본업체의 신규투자 감축계획발표에도 불구하고 올해 메모리반도체의 가격회복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데이터퀘스트는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D램가격이 20∼30%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반해 메릴린치연구소는 한국업체들의 생산감축이 가격인상을 촉발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앞으로 공급부족현상이 더욱 심화돼 투기조짐까지 일고 있다고 전하고 있어 과연 한국반도체산업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수 있을지 관심거리다.<김희중·한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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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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