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글로벌코리아 우리가 앞당긴다] 삼성생명

중국 대형 은행들과 손잡고 판매채널 다양화<br>태국 합작법인 시암삼성도 현지 시장 중위권 도약 나서

박근희(앞줄 가운데) 삼성생명 사장이 지난 2010년 말 취임과 동시에 중국 베이징에 있는 합작사 중항삼성을 방문, 현지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보험업계 대표적인 중국통인 박 사장은 중국 시장에 대한 애착이 각별하다. /사진제공=삼성생명


박근희(오른쪽 두번째) 삼성생명 사장이 지난해 3월 태국 현지 합작사인 시암삼성의 한 영업점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올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생명


지난해 11월말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은 중국 베이징에 있는 합작사인 중항삼성을 방문했다. 지난 2010년말 취임과 동시에 방문한 이후 두 번째 방문이었다.

이창훈 중항삼성 법인장의 경영 현황보고를 받은 박 사장은 "과거 한국에서 팔았던 저축성 상품 중에서 중국에서 히트할 수 있는 상품이 있는지, 중국삼성 본사를 활용할 방법은 없는지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세계에서 가장 무궁무진한 시장으로 통하는 중국 시장에 대한 박 사장의 애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2005년 7월 국내 최초로 중국에서 보험영업을 시작했다. 중국항공(AIR CHINA)과의 합작을 통해 설립한 중항삼성은 베이징에서 시작해서 2009년 텐진, 2010년 칭다오에 지역사업부 격인 분공사를 설립하면서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사천성에 추가로 분공사를 둘 예정이고, 내년에는 보험영업의 현지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중항삼성은 분공사의 지속적인 확대와 더불어 중국 내 대형 은행들과의 제휴를 통한 판매채널 다각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노력으로 실적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지난 2006년 16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391억원까지 늘었다. 규제가 많은 금융업종인 데다 해외진출 초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성과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사실 해외 보험사가 중국시장을 공략하기에는 난관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중국 보험시장은 아직도 주류 상품이 저축성 보험인지라 삼성생명의 강점인 보장성 중심의 자산관리 서비스로 승부하기에는 중국 소비자들의 인식이 부족한 편이다.

까다로운 규제도 걸림돌이다. 삼성생명은 중국 전역으로 영업망을 확대하길 바라지만 중국 당국은 1년에 1지역 이상의 영업허가를 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삼성그룹 내에서도 대표적인 중국통으로 꼽히는 박 사장의 부임으로 중항삼성의 중국 시장 공략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게 회사 안팎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삼성생명의 태국 시장 공략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지난 1997년 태국의 시암시티은행 등과의 합작으로 설립한 시암삼성은 현재 방콕을 거점으로 활발하게 영업하고 있다. 진출초기 외환위기 여파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설계사 채널을 중심으로 보험영업 등에서 호조를 보여 성공적인 현지 정착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태국에서만 10년 이상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했던 도널드 카든 법인장을 영입해 본격적인 성장 영업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생명 본사 차원의 지원도 시암삼성의 성공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삼성생명을 롤모델로 삼고 있는 시암삼성이지만 그 이면에서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어서다.

현지화와 함께 태국내 고객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망그로브 나무심기 사업은 대표적인 사례. 망그로브 숲은 해일 피해를 줄여 현지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시암삼성은 지난해 대홍수의 영향으로 매출액이 일부 감소했지만 2010년까지는 매년 17%의 매출액 신장률을 기록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태국은 현재 전국민의 20~25%만이 보험에 가입해 있으므로 보험 수요는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설계사 채널의 지속적인 확대와 방카슈랑스, 단체보험 등의 채널 다변화를 통해 태국 내에서 중위권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자산 500조·매출 100조
■ 인도 등 신규 공략·해외 자산운용 시장 진출…
삼성생명은 최근 '2020 비전'을 선포했다. 여기에는 오는 2020년까지 자산 500조, 매출 100조의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3대 성장 전략으로 ▦국내 보험사업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육성 ▦사업 다각화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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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해외사업 강화는 미래 성장동력 육성 전략의 핵심으로 꼽힌다. 기존 진출 지역인 중국과 태국 사업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아시아 및 선진국 시장에 추가로 뛰어들어 글로벌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겠다는 복안이다. 진출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명실상부한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2011년 미국 포춘(Fortune)지가 발표한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 332위로 국내 금융사 가운데 유일하게 포함됐다. 그만큼 글로벌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다.

삼성생명이 올해 신규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지역은 인도네시아와 인도 등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이다. 현재 각 국가별로 시장현황, 상품, 판매채널 등에 대한 시장조사를 마친 상태로 앞으로 구체적인 진출방안 및 사업 운영모델을 수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해외시장에 대한 철저한 사전 시장 조사를 통해 현지에서 자연스럽게 뿌리내릴 수 있는 사업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특히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잡은 '삼성'의 그룹 브랜드 등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해외 보험영업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도 가속화할 방침이다. 보험사업과 연계한 자산운용 사업을 비롯해 장기적으로는 해외 자산운용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해외자산 투자지역도 선진국 중심에서 중국 등 아시아 시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해외사업 인력에 대해서도 지역전문가 제도를 전략적으로 운영하고, 현지 전문가 영입 등을 통해 글로벌 인재 풀을 늘려 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여기에는 사업의 성패가 인재에서 비롯된다는 삼성그룹의 철학이 녹아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해외시장은 은퇴시장, 부유층 시장과 함께 3대 공략시장 중 하나"라며 "해외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면 현재 자산 162조원의 국내 1등 보험사를 넘어 자산 500조원의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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