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직원 눈 때문에 '스트레스'
개장여부 문의전화 폭주 캐디들 수입급감 '울상'
골프장 종사자들이 눈 때문에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7일을 시작으로 최근 한달 이상 동안 내린 눈 때문에 정상 영업을 못하게 되면서 경영진들은 영업손실 때문에, 직원 대부분은 제설작업, 프론트 직원과 회원관리과 소속 사무원들은 폭주하는 문의전화 및 휴장 통보 작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기보조원(캐디)들은 수입이 급감하면서 일부가 생활비를 걱정하는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
특히 올들어 내린 눈은 대부분 주말로 향하는 목요일 이후에 집중돼 골프장 종사원들을 더욱 괴롭히고 있다.
서울에만 5cm 이상 눈이 쌓인 15일도 대부분의 골프장 직원들이 제설작업에 동원된 가운데 일부 골프장은 문의 전화가 폭주하면서 한 때 전화 불통사태까지 이어졌다.
경기 용인 골프장의 교환원인 L모양은 "개장 여부를 문의하는 고객들에게 일일이 상냥하게 답하는 것이 너무 힘겹다"며 "골퍼들은 미리 주말 개휴장 여부를 확인하고 싶어하지만 전날에야 개휴장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속 시원하게 대답해 주지 못하는 것도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수도권 최대 규모인 54홀의 레이크사이드CC 정덕상 전무는 "이미 지난 한 달 여 동안 엄청난 손해를 봤는데 이번 눈으로 또 주말 영업을 하지 못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골프장이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해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고 덧붙였다.
수도권 골프장의 경우 겨울철이라도 주말에 내장하는 골퍼들이 18홀 코스의 경우 약 40~50팀 정도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영업을 하지 못할 경우 그린피(회원, 비회원 평균 13만원으로 계산) 손해만 2,080만원~2,600만원에 이른다.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동안 문을 닫게 되면 그린피만 약 5,000만원정도 손해를 보는 셈. 여기에 식음료비와 카트 대여료 등을 합치면 그 규모는 크게 늘어나며, 제설작업과 보수공사에 드는 비용을 합치면 눈 때문에 생기는 피해규모는 토, 일요일 이틀동안만 18홀당 1억원에 달한다는게 관계자들의 계산이다.
경기 보조원들의 손해도 막심하다. 겨울철에는 워낙 내장객이 감소하는데다 눈 때문에 휴장하면서 수입원이 더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가을 경기 북부 골프장의 경기 보조원이 됐다는 K모양은 "최근 간신히 제설작업을 마쳐 주말 영업을 재개했는데 15일 또 폭설이 내려 꼼짝없이 놀게 됐다"며 "마땅히 할 만한 다른 일도 없어 눈이 녹기만 기다리고 있다"한숨을 내쉬었다.
김진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