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주식시장은 전날 삼성그룹 이건희(李健熙) 회장일가에 대한 세무조사 등 거듭되는 외부 악재로 하락 출발했다.그러나 삼성전자, 현대전자, 현대반도체 등 이른바 반도체 트로이카주의 주도로 단숨에 900선을 회복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1.65포인트 오른 910.62포인트로 마감됐다. 최근 주식시장은 반도체 트로이카주로 대표되는 호재성 재료와 대우사태, 현대·삼성그룹에 대한 정부의 압박으로 대표되는 악재가 팽팽히 대립하는 양상이다.
우선 시장에 강한 충격을 준 현대그룹 주가조작 사건은 3일을 고비로 현저하게 충격파가 약해진 모습이다. 주가조작에 연루된 현대전자, 현대증권 주가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대우사태로 야기된 시중 금리상승은 여전히 주식시장을 억누르는 요소다. 금리 급등에 의한 금융시장 불안은 하루아침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측면에서 드러난 악재라고 할 수 있다.
반면 호재성 재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힘을 얻어가는 모습이다. 우선 반도체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반도체 트로이카주의 시장 지배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반도체 주식의 위력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사건은 주가조작의 대상이었던 현대전자가 3일 종합주가지수 상승의 선도주 대열에 합류했다는 점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증시 외적인 악재는 단기간에 충격을 주지만 지속성이 없다며 반면 반도체 가격상승은 관련 기업의 펀더멘탈 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면서 지속적으로 시장에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 악재는 무뎌지고 호재는 날카로와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도체 주식외에 시장을 이끌어갈 선도주 군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 여전히 문제로 남는다.
반도체 주식등 핵심 블루칩을 엄호해줄 대안 세력이 부상하지 않는 한 주식시장은 불안한 상승흐름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정명수 기자ILIGHT3@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