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워크아웃 제도의 도입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는 금융회사들의 대출관리로 인해 개인 신용불량자들이 속속 파산으로 전락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개별 금융회사들이 신용회복 의지와 능력이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자체적으로 신용회복 지원절차를 마련하고 있지만, 다중 채무자의 경우 일부 금융회사가 채무상환 유예 등의 조치를 취해도 다른 채권금융회사가 채권회수에 나서면 현실적으로 신용회복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워크아웃신청자격이나 절차가 까다로운데다 워크아웃기업들의 경우에서도 드러났듯이 채권금융회사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금융회사 공동의 금융지원을 이끌어내기가 쉽지 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제도가 자칫 개인들의 무분별한 차입을 부추기거나 개인채무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초래하는 것은 물론 금융회사의 자산건전성에도 문제를 불러 일으킬 우려가 크다는 지적도 적지 않아 향후 의견수렴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개인워크아웃, 누가 어떻게 신청하나
개인신용회복 지원을 위한 협약에 가입한 금융회사 중 2곳 이상에서 총3억원(원금잔액기준) 미만의 대출금과 신용카드대금(현금서비스 포함), 할부금융채권 등의 개인채무를 보유하고 있는 신용불량자(개인사업자 포함)들에게 일단 신청자격이 있다.
이 가운데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춘 사람들은 본인(미성년자는 법정 대리인)이 채권금융회사의 신용회복지원절차에 의한 심의를 거쳤음을 입증하는 서류와 채권자명부, 자산부채현황표, 변제계획서 등과 근거서류를 첨부해 사무국으로 신청하면 된다.
사무국은 워크아웃 신청을 받으면 신청자의 부채규모와 수입규모, 재산상태, 변제계획안을 검토하고 신용회복 지원안을 만들어 심의위원회에 넘긴다. 이 때 사무국에 신청이 들어온 시점부터 채권금융회사의 채권행사 및 비금융회사에 대한 채권양도가 일체 금지된다.
그러나 심의위원회에서 부결되면 다시 신청할 수 없으며 채권금융기관의 동의를 얻지 못할 경우 변제계획 등을 바꿔 한차례에 한해 다시 신청할 수 있다. 또 단순히 채무이행을 늦추기 위한 목적으로 신청한 경우나 채무조정을 하지 않더라도 빚을 갚을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신청이 기각된다.
◇금융지원 내용과 사후관리 절차는
채권단 동의를 얻으면 채무자의 실정에 맞는 다양한 지원방안에 따라 길게는 5년 내에서 상환기간이 연장되거나 분할상환, 채무감면, 이자율인하 등의 신용회복지원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변제계획의 철저한 이행을 위해 채무자는 신용회복지원위원회 명의로 개설한 계좌(펀드)에 매월 또는 분기별로 변제액을 입금하고 사무국은 이를 각 채권금융회사에 분할해 지급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채무자가 특별한 사정없이 3개월 이상 계속해 지원조건을 이행하지 않았거나 허위로 서류를 제출한 경우 재산도피나 은닉 등 성실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발각되면 신용회복지원의 효력은 상실되며 이 경우 금융지원 이전의 채무액으로 다시 환원된다.
일단 신용회복지원 방안이 승인되면 해당 채무자는 신용불량자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은행연합회는 금융회사들이 신규대출을 할 때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이 같은 사항을 주요 신용정보로 별도로 등록해 관리한다.
◇앞으로 일정과 향후 과제는
금감원은 이번에 마련한 방안을 토대로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께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8월 이내에 각 금융회사들이 협약을 체결하도록 한 뒤 늦어도 3ㆍ4분기 안으로 '신용회복지원기구'를 공식적으로 출범시킬 계획이다.
임주재 금감원 신용감독국장은 "이 방안은 은행과 카드ㆍ할부금융사 등의 직원들로 구성된 실무팀에서 마련한 초안의 성격"이라며 "개인 신용불량자의 도덕적해이 유발 가능성 등 각종 부작용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향후 의견수렴 과정에서 문제가 있으면 충분히 보완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 국장은 "약 30~40만명 정도가 개인 워크아웃을 신청할 수 있는 적격 채무자로 추정되지만 사전에 반드시 개별 금융회사의 자체 신용회복지원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실제 신청자수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시행초기에 일시적으로 워크아웃 신청이 몰릴 것으로 보여 인원보강 등의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진우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