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마구잡이 예산 삭감… 김천시의회 '갑질 논란'

131억 줄여… "자질없는 의원이 권한 휘두른 참사" 비난

시의회 "타당성 검토후 결정… 감정적 심의 없었다"항변


경북 김천시의회가 예산심의권을 남용해 시 예산이 대거 삭감되면서 경제활성화와 주민 편의 등과 관련된 각종 사업추진이 어려워졌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22일 김천시 등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 17일 본회의를 통과한 6,735여억원에 달하는 시 예산 심의에서 131억여원을 삭감했다. 이는 경상북도의회의 경우 도 예산 7조 3,412억원 가운데 200여억원을 삭감한 것과 큰 대조를 보였다.


이처럼 시의회가 대규모 예산삭감에 나선 배경을 놓고 올해 지방선거를 통해 의회에 입성한 초선의원들의 일종의 '힘자랑'을 과시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부터 일부 시에 대한 개인적인 불만까지 포함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시의회가 삭감한 대표적인 사업비는 이미 30% 이상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비 중 50억원을 비롯해 재개발 예정지에 대한 도로개설비 30억원, 하수시설 유지관리비 중 14억여원 등이다. 또 시내버스 파업에 대비한 임차비 관련 예산 및 화장장 이전지역에 대한 주민지원금 10억원 등 모두 60여건에 달한다.

관련기사



이 가운데 김천시립 화장장은 시내 중심에 자리하고 있어 수십 년 전부터 이전 필요성이 제기된 김천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숙원사업임에도 명분 없는 삭감으로 화장장 이전이 또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시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김천시도 "자질 없는 시의원들이 시정발전은 뒤로하고 마구잡이로 권한을 휘두른 예산 참사"라며 비난대열에 합류했다.

김천시의 한 공무원은 "모 의원이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에 예산심의에서도 감정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한 말을 직접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마구잡이식 삭감 부분은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해 주겠다는 답변에 대해서도 "추경에 해 줄 것을 쓸데없이 삭감하는 행위는 집행부에 대한 겁주기와 길들이기를 위한 기초의원의 '갑'질"이라고 격앙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의원 개개인의 자질 문제까지 부각 되면서 마구잡이식 예산심의권을 축소시켜야 한다는 여론까지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김세운 김천시의회 예산결산위원장은 "모든 예산안에 대해 자세히 검토했으며 타당성 여부를 깊이 숙고한 끝에 결정했다"며 "앞으로 추이를 보면서 필요한 예산은 차후 추경예산에 반영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감정적으로 예산을 심의했다는 비난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항변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