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LIG그룹 향후 운명은 어떻게 되나

방산·IT 중심 재편… 종합금융그룹 꿈 물건너가


LIG그룹이 사실상 그룹 해체의 길로 접어들면서 금융 중심이던 사업영역이 방위산업체인 LIG넥스원과 정보기술(IT) 중심으로 재편된다. 구자원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그룹의 모태이자 핵심 계열사인 LIG손해보험의 지분을 팔기로 하면서 지난 1999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하면서 시작됐던 LIG그룹도 해체를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구 회장은 우선 이날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투자자 피해보상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회사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지분매각이 최선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로써 1960년대 LIG손보의 전신인 범한해상 시절부터 경영에 참여해왔던 구 회장은 50여년 만에 이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됐다. 또 'LIG를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시키겠다'던 그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LIG그룹은 연내 주간사를 선정해 LIG손보 매각 절차를 최대한 빨리 진행할 계획이다. LIG건설 CP 사건의 피해보상을 위해서는 재원 마련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현재 LIG그룹의 사업 부문은 크게 ▦LIG손보를 중심으로 하는 금융 부문 ▦LIG넥스원 등 방산ㆍ제조 ▦LIG시스템 등 IT의 3개로 구성돼 있다.


계열사는 총 17개에 이르지만 이 중 LIG손보의 위치는 절대적이다. 외형뿐 아니라 그룹의 정체성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지난해 LIG그룹의 전체 매출에서 LIG손보의 비중은 86%(10조3,000억여원)에 달한다. 이번 매각으로 사업의 큰 축이던 금융 부문이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회사의 외형도 7분의1 수준으로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관련기사



LIG손보 매각으로 남는 계열사 중 가장 큰 곳은 LIG넥스원이고 나머지는 소규모 IT회사 등이다. LIG넥스원은 유도무기, 수중무기, 레이더, 전자광학 제품 등을 주력 생산하며 지난해 매출은 9500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매각 후 LIG그룹은 방산 등 제조업과 IT 중심으로 흘러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외형은 크게 줄지만 제조업 중심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윤리경영과 내실경영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