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도권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대다수 전문가들은 '전세난'을 꼽는다.
유럽발 재정위기, 경기침체 및 집값하락에 대한 불안 등으로 사람들이 집을 사지 않고 전월세를 유지하려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다 올해 입주물량까지 큰 폭으로 줄기 때문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매매시장 위축으로 세입자들의 '전세 눌러앉기'는 늘어나고 있지만 공급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전세난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입주물량 급감, 전셋값 '일촉즉발'='전세난'은 지난해 전국적인 현상이었다. 국민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전국의 주택 전세가격은 전년 대비 12.3% 올라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올봄 서울에서 전세를 재계약하려는 세입자들은 평균 4,485만원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문제는 올해 역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전세난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입주물량이 예년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드는 탓이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전국 새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 4년간 계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2008년 전국 입주물량은 30만8,721가구에 달했지만 올해는 절반 수준인 16만9,103가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세난의 근원지로 꼽히는 서울의 경우 입주물량이 1만9,282가구로 2008년의 3분의1에 불과하다.
부동산써브의 한 관계자는 "인천ㆍ부산을 제외하고는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입주물량이 감소한다는 게 올 전세시장의 가장 큰 불안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월세 전환, 도심 집중 현상도 전세난 자극할 듯=전세의 월세 전환 현상 역시 전셋값 불안을 자극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올해의 경우 월세 전환 현상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재언 대우증권 부동산팀장은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데 월 100만~200만원을 주거비용으로 지출할 수 있는 세입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주근접'을 선호하는 수요자들이 늘며 도심 집중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도 국지적 전세난을 일으킬 요인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인천ㆍ김포 등 입주물량이 많은 수도권 지역에서는 반대로 '역전세난'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매매시장 움직일까=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전국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60%를 넘어섰다. 서울 역시 전세가가 매매가의 절반 수준까지 도달했다. 하지만 전셋값 상승세가 수도권 매매시장을 움직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김 팀장은 "서울의 경우 매매가와 전세가의 격차가 평균 2억~4억원에 달할 정도로 크다"며 "이런 상황에서 전세비율이 더 높아진다고 해도 매매로 전환되는 수요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수도권에 위치한 저렴한 소형주택과 지방 부동산의 경우 전셋값 상승으로 인한 매매 전환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