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나이더일렉트릭은 B2B(기업 간 거래) 회사 중에서 소셜미디어를 가장 활발하게 활용하는 기업 중 하나입니다. B2C(기업과 고객 간 거래) 회사의 소비자들은 B2B 회사 고객사의 소비자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B2B 기업도 디지털 시대에 맞는 웹 경험을 일반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합니다."
크리스 레옹(사진) 슈나이더일렉트릭 DCE(디지털 고객 경험)팀 총괄 부회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기업 디지털화 프로젝트'의 핵심정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레옹 부회장은 특히 최근 스마트폰의 일상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 확대 등에 대해 전사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은 이미 회사 페이스북 페이지에 28만명 이상의 팬을 보유하고 있으며 트위터로도 10만명 이상의 팔로어를 확보하고 있다. 또 기업 홈페이지 방문객만 매달 300만명 이상 기록하는 것을 비롯해 유튜브 채널로도 8,700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B2B 회사로는 매우 이례적인 성과다.
사실 슈나이더일렉트릭은 지난 1836년 유진·아돌프 슈나이더 형제가 설립한 프랑스계 다국적 회사다. 처음에는 철강업체로 출발했으나 30여년 전 슈나이더 가족 기업 체제가 끝나면서 전기업체로 변신했고 2002년부터는 에너지를 관리하는 소프트웨어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제조업의 디지털화에 성공한 대표 기업 중 하나다.
레옹 부회장은 이에 대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지능적 예측 분석 서비스부터 다채널 고객 지원 경험 제공까지 다양한 디지털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최종 소비자와 파트너사 모두를 위한 최신 소프트웨어, 디지털 도구, 애플리케이션 등을 개발해 생산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전했다.
그는 슈나이더일렉트릭이 이렇게 변신에 변신을 반복하며 정보통신기술(ICT) 회사로까지 자리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변화를 추구하는 사풍'과 '교육을 통한 인재 개발'이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레옹 부회장은 "디지털화의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기존 직원들에게 전자공학·연결성·소프트웨어와 같은 새로운 역량을 교육시키는 것"이라며 "디지털화는 완전히 새로운 속도, 열린 협력 생태계, 빠르게 반복할 수 있는 능력, 실험정신 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슈나이더일렉트릭은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또 "디지털화는 우리가 일하고 놀고 생활하는 방식을 모두 바꾸고 있다"며 "고객들에게 더 직관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업무 시스템을 진보시키기 위해서라도 더욱 모바일화되고 소셜화되고 연결된 조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업체에서 소프트웨어업체로 변신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에 대해서는 "제조업체였던 경험이 오히려 소프트웨어 관리능력을 강화하는 데 장점으로 작용했다"고 답했다.
레옹 부회장은 "제조업 공장은 매우 엄격한 규율을 갖추고 있고 규모가 큰 팀이 많아 소프트웨어를 하는 사람에게도 조직 관리를 배우는 장소가 된다"며 "슈나이더일렉트릭은 전세계에 200곳이 넘는 공장, 300곳이 넘는 제조현장을 보유하고 있어 높은 품질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문화가 소프트웨어팀에도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과의 접선을 늘리기 위한 새로운 디지털 프로젝트도 계속 가동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한국에 대해서는 "강한 회사가 많다"고 평가한 후 "기업이 속한 국적이나 산업군을 벗어나 고객의 요구사항에 맞춰 무엇을 제공할지 전략적으로 결정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