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출렁거렸던 글로벌 금융시장은 24일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안정을 되찾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시장에 북한 리스크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지만 현재진행 중인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의 긴축 우려 등이 보다 장기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과 유럽 증시는 23일(현지시간) 북한의 도발 소식 등에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이날 다우존스지수가 1.27% 하락했으며 영국 증시는 1.75%, 프랑스와 독일도 각각 2.57%, 1.72% 떨어졌다. 그러나 24일 아시아 증시는 일본과 호주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전날의 충격에서 벗어났다. 중국과 홍콩ㆍ싱가포르 등 중화권 증시는 장 초반부터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전일 2.67% 급락한 홍콩 증시가 이날 0.82% 반등해 눈길을 끌었다. 전일 휴장했던 일본 증시는 1만100선에서 장 초반 9,900대 붕괴 위험까지 갔다가 반등에 성공, 1만30.11포인트로 마감했다. 일본을 제외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태평양지수는 이날 변동이 거의 없었다.
전일 북한 도발로 약세를 나타냈던 아시아 신흥국가들의 환율도 이날 대부분 강세로 돌아서 환율시장도 북한 쇼크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전일 달러 대비 0.98% 하락한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이날 오후3시 현재 0.04% 절상됐다. 인도네시아 루피화와 필리핀 페소화 가치도 같은 시간 각각 0.27%, 0.25% 상승했다. 일본 엔화는 전일 약세를 지속하다 장 막판 크게 반등, 강세(종가 기준)를 보인 데 이어 이날도 0.2% 상승했다.
호주 패러다이스투자관리사의 매트 리오던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어제 한반도 위기에 다소 과민반응한 뒤 회복하기 시작했다"며 "내일이면 원래의 펀더멘털로 돌아올 것"이라고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우시오 다카시 마루산증권 투자전략 대표도 "북한 문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시장은 상대적으로 차분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유로화는 아일랜드 구제금융에도 불구하고 위험파급 우려가 오히려 갈수록 커지면서 전날 달러 대비 1.15% 내린 데 이어 24일에도 1.3%가량 급락했다.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 상승했음에도 유로 가치가 하락한 것은 유럽 재정위기가 국제 환율시장을 움직이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리오던 애널리스트는 "(북한 리스크가 사라지면) 전면에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나서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튜 스트라우스 RBS캐피털마켓 수석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시장의 관심은 유럽의 다음 구제금융 후보자에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