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逆귀성 크게 늘어

최근들어 명절때마다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잡고 있는 「역귀성(逆歸省)」이 국제통화기금(IMF)시대를 맞아 한층 두드러지고 있다. 자녀들이 고향에 내려가는 대신 부모가 자녀를 찾아 서울로 올라오는 이른바 역귀성은 그동안 주로 교통대란을 피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서울에 사는 자녀들이 직장을 잃거나 소득이 줄어드는 등 물심양면으로 고통을 겪으면서 부모들이 자녀들을 위로하는 방문형태로 성격이 변했다. 최근 한 기업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올 추석때 귀성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이 지난해보다 10%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하던 중소기업이 지난달 부도가 나서 하루아침에 실직을 한 송영한(38)씨는 『직장도 잃고 돈도 없어서 얼굴을 들고 고향을 방문하기 어려웠다. 마침 부모님들이 올라 오신다고 해서 부모님뜻을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에 두 아들과 딸이 살고 있는 정호운(65·강원도 강릉시)씨는 『자식들이 회사일로 바빠서 못내려오겠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돈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며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내가 서울로 올라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제주가 고향인 식품회사 김모이사(52)는 이번 추석에는 부모님을 집으로 모셔 차례를 지내기로 했다. 장남인 김이사는 지난해까지 아무리 멀다고 느껴져도 서울에 흩어져사는 형제들과 함께 고향을 찾았지만 이번 추석에 형제들중 일부가 실직하는 등 경제사정이 좋지 못해 장남인 자신의 집에서 차례를 모시기로 했다는 것이다. 김이사는 『형제들이 IMF사태로 큰 타격을 입는 등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워 부담을 덜기위해 부모님을 올라오시게 했다』고 말했다. 추석에 서울에 있는 자식집을 찾을 계획이라는 정세영씨(62·대전 유성구)는 『아들이 최근 직장에서 정리해고를 당했다는데 도무지 걱정이 돼서 못견디겠다. 이번 추석에는 자식들 집을 둘러보고 어깨라도 두드려줘야겠다』고 말했다. 역귀향은 귀성교통전쟁을 완화시키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부모가 올라오면 도회지에 사는 여러 자녀가 귀향길에 오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2일 아침부터 서울로 올라오는 도속도로 상행선의 차량통행량이 평소보다 조금 늘었다』고 말했다.【연성주 기자】 <<영*화 '네/고/시/에/이/터' 애/독/자/무/료/시/사/회 1,000명 초대(호암아트홀) 텔콤 ☎700-9001(77번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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